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증거가 사라졌다." "진술을 거부했다." "시간이 부족했다." "법의 한계가 있었다."
지난 1년여간 수사를 마무리한 5개의 특별검사팀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내놓은 설명은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그 끝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끝내 규명하지 못한 의혹이 남았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1년 3개월여.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에 이어 쿠팡 의혹을 수사한 상설특검, 3대 특검의 미제 의혹을 이어받은 종합특검까지 다섯 차례 특검 수사가 이어졌다. 지난 7일에는 여섯 번째 특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특검까지 공식 출범했다.
선관위 특검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투표 통계 조작 의혹과 부정채용·승진 특혜 등 선관위를 둘러싼 12개 의혹을 들여다본다. 국민의 참정권과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가 걸린 사안인 만큼 어느 때보다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앞선 특검팀들이 남긴 숙제는 적지 않다.
내란특검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의 진술 거부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겼다. 김건희특검은 자료가 사라지고 수사기간이 부족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의 '윗선'을 규명하지 못했다.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 배우자의 권력형 비위와 관련해서도 현행 법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며 입법 보완을 촉구했다.
채상병특검은 사건 발생 후 시간이 흐르면서 증거가 사라지고 관련자들의 말맞추기로 진술 오염이 심각했다고 토로했다. 쿠팡 의혹을 수사한 상설특검도 유착을 의심할 정황을 확인하고도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 활동을 마친 종합특검은 특검법 개정을 통해 추가 연장된 180일의 수사기간을 모두 채우고도 "6개월의 특검 수사만으로는 내란세력을 발본색원하기 힘들다"며 상설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제안했다.

모든 의혹에 반드시 유죄라는 답이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거가 부족하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 역시 수사다.
문제는 결론 자체가 아니라,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할 때마다 '시간이 부족했다',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진술을 받지 못했다'는 설명과 함께 일부 의혹의 규명이 다음 수사기관의 몫으로 넘어가는 일이 반복됐다는 점이다. 그렇게 특검 출범 당시 제기됐던 의혹 중 일부는 끝내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채 남았다. 특검이라는 이름에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수백 명을 불러 조사하고 압수수색하는 외형적 성과가 아니다. 제기된 의혹에 가능한 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일이다.
이제 이재명 정부의 여섯 번째 특검이 출발했다. 이태한 선관위 특검은 지난 7일 출범식에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정치적 논란에 결코 흔들리지 않겠다"며 "오직 객관적인 증거들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관위 특검 역시 수사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벽을 마주할 수 있다. 현재 파견검사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했고, 다음 달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수사관 추가 파견 문제도 남아 있다.
하지만 앞선 다섯 차례의 특검 수사는 적어도 어떤 문제가 특검 수사를 가로막는지 충분히 보여줬다. 시간과 인력, 증거 확보와 수사기관 간 협조 문제는 이제 처음 겪는 어려움이 아니다.
특히 선관위를 둘러싼 의혹은 단순한 기관 내부 비위 문제가 아니다. 선거의 공정성과 국민의 참정권,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직결돼 있다.
이번에도 수사가 끝난 뒤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설명만 남아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의 여섯 번째 특검에는 더 이상의 변명이 없어야 한다.
hi@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