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0여명 배치…시위대와 물리적 충돌 없어

[더팩트ㅣ정인지·안디모데 기자] 대한체육회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11일 앞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진입했다. 대한체육회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시위대의 개표소 봉쇄로 95일동안 경기장에 묶여 있던 컴퓨터와 서류 등 물품 반출에 성공했다.
대한체육회와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오전 9시6분께 경기장 2-3 출입구 앞 천막과 간이의자를 치우고 '당일투표 수개표'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어 출입구 양쪽에 경력을 배치해 진입로를 확보했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투표함 보관 장소를 지키기 위해 특별검사팀(특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직원들이 먼저 들어가 안전을 확보한 뒤 체육회 관계자들이 들어가겠다"고 안내했다.
특검과 선관위 관계자들은 오전 9시12분께 먼저 경기장에 들어갔다. 이어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오전 9시22분께 상자와 바구니 수십개를 실은 수레를 끌고 경기장에 진입했다.
시위대는 반발했다. 2-3 출입구 앞에 모인 50여명은 경찰 통제선 밖에서 태극기를 들고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증거 현장을 지켜놨는데 어떻게 들어가느냐" "들어가서 뭐 하려고 하냐"며 항의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28개 기동대를 올림픽공원 일대에 배치하고 경력 200여명을 경기장 주변에 투입해 시위대의 통행을 제한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펜싱협회, 대한산악연맹, 대한우슈협회,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대한당구연맹, 대한댄스스포츠연맹,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등 9개 회원종목단체의 업무용품을 반출했다.
오전 10시께 물품이 경기장 밖으로 나왔다. 플라스틱 상자에는 컴퓨터와 모니터, 프린터, 서류 등이 담겼다. 일부 상자에는 '댄스스포츠'와 '우슈' 등 종목명이 적혀 있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모니터를 품에 안고 나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반출된 물품은 1톤 트럭 6대에 나눠 실렸다.
시위대는 지난 6월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해 개표소가 설치된 핸드볼경기장 출입구를 봉쇄했다.
대한체육회는 경기장 내 사무실 출입이 제한되면서 3개월 넘게 사무실을 정상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해왔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6월16일 국민의힘, 경찰과 협의를 거쳐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대 200여명은 길을 터줬으나 1명이 출입문을 가로막으면서 무산됐다.
당시 30대 여성 A 씨는 허리에 성조기를 두른 채 경기장 2-1 출입구 양쪽 문손잡이를 붙잡고 대한체육회의 경기장 진입을 방해하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프랑스 구국 영웅 잔 다르크에 빗댄 '올다르크'로 불렸다. 경찰은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이후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 7월2일 현장검증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갔으나, 대한체육회의 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오는 19일부터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경찰과 협의를 거쳐 이날 경기장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대한체육회는 "각 단체의 행정업무와 대회 운영, 국가대표 선수단 지원 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사무실에 보관 중인 컴퓨터와 전산 장비, 업무 파일, 서류, 회계 자료, 대회 운영 물품, 국가대표 훈련 및 대회 참가 관련 물품 등 필수 업무 물품을 반출하고자 경찰 등과 협의해왔다"고 설명했다.
김대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행정 장비와 서류가 경기장에 묶여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시안게임이 목전에 있는 만큼 반출한 장비와 서류를 점검해 대회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함세희 대한체육회 사무처장은 "지난 6월5일부터 외부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해왔다"며 "오늘 컴퓨터 본체와 노트북, 업무에 필요한 서류 등 최소한의 물품을 반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조속히 상황이 정상화돼 각 단체가 일터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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