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책임도 인정해 집행유예→벌금형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뒷좌석에서 잠든 사람을 발견하지 못한 채 기계식주차장 고층에 차량을 입고해 벌어진 사망 사건에서 오피스텔 관리소장 등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관리소장 A 씨에게 벌금 1000만원, 입주민 B 씨에게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피해자는 직장동료와 저녁 식사를 한 뒤 대리기사를 불러 자신의 오피스텔로 귀가했다. 대리기사는 피해자의 차량을 기계식주차장 안에 정차시켰고,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그를 뒷좌석에 남겨둔 채 자리를 떠났다. 술에 취한 피해자는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약 6분 뒤 같은 오피스텔 입주민 B 씨가 차량에 다가가 내부를 살펴봤지만 뒷좌석에 잠든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B 씨는 경비원에게 "차만 있고, 사람이 없으니 제가 올리겠다"고 말했다. 당시 일지를 작성하고 있던 경비원은 직접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허락했다. 차량은 약 15층 높이의 주차 공간에 입고됐다.
약 1시간 뒤 잠에서 깬 피해자는 차량이 15층에 주차된 줄 모르고 뒷좌석 문을 열고 내리다 추락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숨졌다.
검찰은 경비원과 관리소장, 차량을 직접 입고한 입주민에게 각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세 사람 모두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비원과 관리소장에게 각각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입주민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경비원이 기계식주차장 관리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평소 정상적으로 입고되지 않은 차량을 직접 입고하는 등 주차관리 업무를 해온 만큼 차량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었다고 봤다.
관리소장 A 씨에게는 경비원이 기계식주차장 관리 교육을 받도록 하고, 야간 근무 때 CCTV 등을 통해 주차장 운행과 안전 상황을 살피도록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B 씨 역시 차량 문을 두드리거나 차량 소유자에게 연락하는 등 사람이 타고 있는지 추가로 확인했어야 한다고 봤다.
이 가운데 경비원은 항소하지 않아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입주민과 관리소장만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은 두 사람의 유죄는 유지하면서도 형이 무겁다고 봤다. 재판부는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크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 발생에 피해자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A 씨에게 벌금 1000만원, B 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두 사람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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