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사회
재제청 갈림길 선 조희대…김건희 전합도 '안갯속'
기존 후보 재제청 가능성 높지않아
추천위 재구성 땐 공석 장기화 단점
김건희 상고심 구속기간 10월 말 만료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1월 4일 국회의장접견실에서 열린 환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1월 4일 국회의장접견실에서 열린 환담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다시 갈림길에 섰다. 기존 후보 재제청은 대법원장 제청권 무력화 선례를 낳고 추천위 재구성은 공석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인선 갈등에 김건희 여사 사건의 선고 일정까지 맞물리면서 조 대법원장의 부담도 커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다음 주 중 정리되면 공식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전날 부친상을 당하면서 발표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갈등은 조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하면서 불거졌다. 청와대는 손 후보자가 대통령과 사전 협의 없이 제청됐다며 다른 후보자로 다시 제청해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은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조 대법원장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거론된다. 우선 추천위 후보 중 한 명을 제청하는 방안이다. 여권은 손 후보자의 제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기존 추천 결과까지 효력을 잃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지난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손 후보자와 김민기 수원고법 고법판사 등 4명을 추천했다. 나머지 후보는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다. 청와대 역시 이 후보군에서 신속하게 다시 제청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 후보 모두 부담이 있다는 게 문제다. 박 고법판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을 겸임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윤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재판장을 맡고 있어 자리를 옮기기 쉽지 않은 상태다.

김 고법판사는 청와대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1순위에 둔 후보로 알려졌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김 고법판사를 제청하지 않겠다는 소신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고법판사의 배우자는 이 대통령이 지명한 오영준 헌법재판관으로, 부부가 각각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면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지난해 5월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지난해 5월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만일 조 대법원장이 기존 후보를 제청하면 인선 절차를 앞당기고 청와대와의 갈등도 봉합할 여지가 있다. 다만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를 수용해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스스로 약화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원칙론자인 조 대법원장의 성향과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를 고려하면 이 방안을 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 내부에서는 후보추천위를 새로 꾸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법원조직법 41조의2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후보추천위를 구성하도록 한다. 후보추천위는 후보자를 추천하면 해산된 것으로 본다. 새로운 후보자를 제청하려면 추천위부터 다시 구성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후보자 제청으로 기존 후보추천위 역할은 이미 종료됐다고 봐야 한다"며 "다른 후보자를 새로 제청하려면 후보추천위를 다시 구성해 천거와 검증 절차를 처음부터 밟는 것이 법 취지에 맞다"고 말했다. 이어 "추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후보자들의 지위와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을 둘러싼 사정도 달라진 만큼 이를 다시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추천위를 새로 꾸리면 천거와 심사부터 국회 인사청문까지 모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통상 국회 동의까지 통상 세 달가량 걸리는 만큼 대법관 공석도 더욱 길어질 수 있다.

대법관 인선 지연은 김건희 여사 사건의 심리 일정과도 맞물린다. 김 여사는 항소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씨 무상 여론조사 등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달 23일 김 여사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면서 예정됐던 선고를 미뤘다.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새 선고기일은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대법관 공석에도 전원합의체 심리는 가능하다. 다만 12명의 의견이 6대6으로 갈릴 가능성은 있다. 대법원장은 통상 다수 의견에 합류해 동수를 피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이끌어왔다. 김 여사 사건에서도 같은 방식이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김 여사의 상고심 구속기간은 오는 10월 말 만료된다. 형사소송법 92조에 따라 상소심은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때 구속기간을 두 달씩 최대 세 차례 추가 갱신할 수 있다. 김 여사는 갱신 횟수를 모두 소진해 그때까지 형이 확정되지 않으면 이 사건에 따른 구속이 풀릴 수 있다.

snow@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