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언론인 통해 무릎 꿇게해"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효성 형제의 난' 당사자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일주일 만에 법정에서 다시 맞섰다. 조 전 부사장 측이 녹취를 근거로 협박이 없었다고 주장하자, 조 회장은 언론인을 통한 우회적인 '가스라이팅'이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이성열 부장판사)은 28일 조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강요미수 혐의 공판을 열고 조 회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이어갔다.
앞서 조 회장은 검찰에서 박 전 대표가 조 전 부사장 배우자에 대한 '지라시'에 사과하지 않으면 효성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자신도 구속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조 전 부사장 측은 2013년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녹음에는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협박이 담겨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조 회장이 먼저 "감방에 가겠다"고 말하자 박 전 대표가 "조 전 부사장은 그런 생각이 없다"며 "농담이라도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는 게 조 전 부사장 측 주장이다.
반면 조 회장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협박으로 이해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조 회장은 "그런 취지로 이해해 아버지께 고스란히 말씀드렸다"며 "만들지도 않은 '지라시'를 두고 사과하라는 게 납득이 안 갔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이 "증인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은 사실이고 2013년 박 전 대표와 나눈 실제 대화가 담긴 녹음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냐"고 묻자, 조 회장은 "이 부분은 기억할 수 없다. 지금보다는 그때의 기억이 정확할 것 같으니 당시 기록을 참고해달라"고 답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직접적인 주식 매입 요구가 없었는데도 조 회장이 언론 보도와 비리 제보를 협박으로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 회장은 직접 요구하면 공갈이나 협박이 될 수 있어 언론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회장은 "언론인 통해 하고싶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우리가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게 하려 한 가스라이팅"이라고 답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자신이 효성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배우자를 음해한 데 사과하라고 조 회장 등을 압박한 혐의로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효성 일가의 비리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는 메시지를 박 전 대표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고가에 매각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이 협박에 해당하지 않고 이를 지시하거나 공모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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