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진 문제 제기했지만 고의 누락 정황도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12·29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참사 직후 로컬라이저가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허위 자료를 작성·배포한 혐의로 국토교통부 공무원 7명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12·29 여객기 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은 26일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국토부 공무원 7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참사 다음 날인 지난 2024년 12월30일과 31일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허위 내용의 보도참고자료를 작성,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착륙을 위해 접근할 때 활주로 중심선 방향을 유지하도록 좌우 방위각 정보를 제공하는 항행안전시설이다. 국토부는 자료에서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어 쉽게 부러지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컬라이저 안테나 지지 구조물의 높이와 재질을 별도로 정한 국내외 규정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항안전운영기준 제109조 제5호는 정밀접근활주로의 착륙대 끝에서 240m 이내 설치되는 항행시설을 쉽게 부러지는 구조로 만들고 가능한 낮게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비행장 설계 매뉴얼도 활주로 끝에서 300m 이내 있는 로컬라이저가 쉽게 부러지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구조물을 교체하거나 300m 밖으로 이전하도록 규정한다.
무안공항은 지난 2007년 개항 당시 종단안전구역이 204m로 설정돼 로컬라이저가 구역 안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2014년 공항운영규정 개정으로 종단안전구역이 199m로 축소되면서 로컬라이저는 구역 밖에 놓이게 됐다. 국토부는 이를 근거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국토부 공무원들이 무안공항 로컬라이저의 관련 규정 위반 설치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수단 조사 결과 자료 작성 전 국토부 실무진은 ICAO 규정을 간부에게 전달하고 로컬라이저 재질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자료에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내부 의견도 나왔지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수단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국토부가 한국공항공사에 전달한 내부 검토자료도 확보했다. 자료에는 '무안공항 부지 특성상 콘크리트 구조물 설치가 불가피했는지 검토하되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찾지 못하면 적절한 시기에 위법성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특수단 관계자는 "국토부가 내부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정만 담고, 로컬라이저 위법성에 대한 대응 논리를 마련하는 등 문제점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토부 공무원들은 관련 규정을 알지 못했고, 허위 작성의 고의도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이번에 송치한 7명 외에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총 67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부산지방항공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앞서 지난 2024년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LLZ) 콘크리트 둔덕에 정면 충돌,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6명, 승객 175명 등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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