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비상계엄 직후 주요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8-2부(정수영 최영각 장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김 전 차장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김 전 차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김 전 차장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김 전 차장 측 변호인은 "공소장에 따르더라도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과 의도를 설명한 것은 계엄 해제 이후인 2024년 12월4일 오후 2시께 계엄 해제 이후일 때가 처음"이라며 "김 전 차장이 내란 상태를 유지, 방어할 목적으로 지시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 측은 기존 외교·대외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메시지와 담화문 번역본을 우방국에 전달한 것은 정상적인 외교적 소통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회 봉쇄를 위한 병력 동원이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등 폭동 행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또 김 전 차장 측은 외교부 공무원을 직접 지휘, 감독할 권한이 없고 실제로 외교부 공무원에게 직접 지시하지도 않아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종합특검은 계엄 해제 이후 김 전 차장이 수행한 지시에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하도록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내란죄가 포괄일죄인 만큼 비상계엄 해제 이후부터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될 때까지 내란 행위가 계속됐다는 판단이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16일 오후 4시에 열린다.
김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직후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외교부 공무원들을 통해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메시지에는 비상계엄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조치이자 야당의 헌법질서 파괴 시도에 대응한 정치적 시위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메시지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종합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차장이 영어를 잘하니 미국에 알리라고 했던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차장 등이 공모해 대외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장은 지난달 10일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됐다. 이후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달라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같은 달 16일 기각했다.
종합특검은 지난달 29일 김 전 차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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