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정예은 기자] 하청업체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전 KT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25일 하도급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신모 전 KT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은 벌금 500만 원, 홍모 전 KT텔레캅 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3355만여 원을 명했다. 이모 전 KT텔레캅 부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6042만여 원의 추징을 명했다.
재판부는 구 전 대표와 신 전 부사장이 공모해 하청업체인 KS메이트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 전 부사장이 KT텔레캅 임원들에게 KT 협력사 4곳에 대한 용역 물량을 특정 방향으로 조정하도록 한 혐의(강요)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 전 대표와 신 전 부사장이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경영에 간섭했다는 의심이 들긴 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KT 임직원 등과 공모해 KT 계열사의 전 임원이 하청업체 대표이사로 선임되도록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 전 부사장의 강요 혐의에 대해선 "피해자들은 신 전 부사장에게 2021년 1월 중순경 두 차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잘린다', '물량배분을 원안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다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당시 신 전 부사장이 KT 계열사 임원 등의 인사 업무를 총괄했던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발언이 피해자들에겐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수준의 해악 고지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홍 전 본부장과 이 전 부장이 KT 계열사 측에서 물량배분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계열사 명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배임수재)는 유죄로 봤다.
구 전 대표와 신 전 부사장은 지난 2020년 KT텔레캅의 하청업체인 KS메이트에 KT 계열사 전 임원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도록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 전 부사장은 KT와 KT텔레캅의 시설관리 용역 물량을 특정 업체에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기존 협력업체에 불이익을 준 혐의도 있다. 홍 전 본부장과 이 전 부장에겐 협력업체 관계자로부터 법인카드 사용 편의를 제공받거나 취업 관련 청탁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적용됐다.
검찰은 앞서 지난 5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구 전 대표에게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 전 부사장에게는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5000만 원, 홍 전 본부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 이 전 부장에게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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