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4일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공소청 출범 이후 검사와 수사관 등 인력을 대폭 줄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축소되더라도 송치 사건의 기소와 공소 유지 등 기존 업무가 남아 있는 데다,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공소 유지에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6시께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마지막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취임 이후) 지난 13개월간 법무부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 든다"며 "멀리가는 게 아니니까 국회에 가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법무부가 되도록 도와야겠다"며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이어 "법무부 업무가 검찰만이 아닌데 범죄 예방, 교정, 출입국 외국인 관리, 국제소송 등 중요한 업무가 있음에도 예산이나 조직 면에서 너무 소외돼 왔다.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다 이루지 못하고 떠나 아쉽다"면서도 "형사소송법 개정 문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립 관련해 지난 수개월 동안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불안해하지 않을까, 범죄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완벽하게 갖춰야 하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고민 과정 속에서 수면 장애가 생겨 견딜 수 없는 한계까지 와서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공소청 출범에 따른 업무 공백 우려를 놓고는 "중수청은 새로 출범하는 기관이니까 계속 만들어가면 된다. 수사 대상이 국가수사본부 및 경찰과 겹치기 때문에 차근차근 만들어가면 된다"면서도 "공소청 업무는 중단될 수 없고 기소는 계속 해야 하고 공소 유지도 계속 해야 해서 그 기능이 위축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중수청으로 넘어가는 만큼 공소청 인력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현재도 이미 검찰 업무 대부분은 송치된 사건 처리에 있다"며 "송치 사건을 정리해 공소 제기하고 공소 유지하고 집행하는 게 현재 하는 일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에서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넘어가서 검사, 수사관 수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한다는데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오히려 향후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공소 유지가 부실해지지 않으려면 많은 수의 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지면서 송치된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다. 정 장관은 "지금까지는 검찰청에서 수사기록을 한 번 정리해서 공소 제기했지만 사실상 그 기능이 없어졌다"며 "송치된 사실을 파악해 공소장을 써야 하기 때문에 공소 유지 기능이 약화되지 않으려면 인력에 대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대법관 제청과 관련해 재제청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법관 관련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은 직접 선출한 행정부 수반이고 대법관 임명권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대법원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법무부와 검찰 수장 공백에 대한 우려에는 "법무부는 이미 유능한 직원들이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새로 오시는 장관이 정책적인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고 현안과 문제점들을 모두 파악해서 법무부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로 돌아간 뒤에는 형사사법제도 개편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살펴볼 계획이다. 정 장관은 국회 기후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복귀해 상임위 업무 파악을 제일 먼저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개정된 형사소송법 관련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그는 "그동안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합동수사를 할 수 있는 합동수사본부의 근거 규정이나 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권이 없어져 어떻게 제대로 특별사법경찰이 활동하고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지, 공소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그런 부분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장관을 떠나면서 여러 문제를 지적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제가 느꼈던 부분은 국회에 가서 당과 함께 여러 논의를 해볼 생각"이라며 준비된 차량에 올랐다.
정 장관은 18일 오후 청와대와 인사혁신처 등에 사직서를 접수했다. 지난해 7월 21일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1년여 만이다.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당분간 장관 직무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대행한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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