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공 투표함 재검표·입찰비리 수사 등 과제

[더팩트 | 정예은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에 이태한 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가 임명되면서 수사 개시 임박했다. 선관위 특검은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의 수사를 이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관위 관계자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 등을 들여다보게 된다.
19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이 변호사를 제9회 지방선거 투표지 사태 등 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담당할 특별검사에 임명했다.
이 특검은 임명 직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인 사무실에서 "정치적 고려나 선입견 없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선거관리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의문을 해소하겠다"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이 왜 발생했는지, 어떠한 의사결정 과정이 있었는지 등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 특검은 준비기간 20일 안에 특별검사보 5명과 특별수사관 70명, 20명 이내의 파견검사와 70명 이내의 파견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특검팀을 꾸려야 한다.
특검팀은 기본 90일·두 차례 연장 각 30일 등 최장 150일의 수사기간 동안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및 투표율 통계 조작 사건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 관계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 △자녀 부정 채용 및 승진 특혜 의혹 △수의계약 특혜 의혹 및 업체 유착 의혹 등 12개 항목을 수사하게 된다. 특검법상 규정된 준비기간 20일을 모두 사용한다면 본격적인 수사는 다음 달 초께 시작될 예정이다.

◆투표용지 부족·외유성 출장·투표율 통계조작 '3대 의혹'
특검은 지난 6월 출범한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합동수사본부(합수본)의 수사를 이어받는다. 합수본이 수사하지 않았더라도 특검이 인지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합수본 그동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투표율 통계 조작 의혹, 노 전 위원장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을 수사해 왔다. 이후 특검은 본격적인 윗선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합수본 수사 결과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부른 '50% 인쇄 감축'을 결정한 인물로 지목된 허철훈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특검 수사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선관위원장의 수사도 특검 단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을 수사해온 합수본은 중앙선관위 직원에게 "출장 국가는 위원장이 결정했고 (노 전 위원장도) 배우자 예산이 편성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지만 노 전 위원장을 직접 조사하지는 못했다.
합수본은 투표율 통계 조작 의혹 수사를 통해 중앙선관위가 선거 당일 각 시·도선관위에 투표자 수 오류가 발생해도 곧장 수정하지 말고, 오차가 크지 않으면 다음 보고 때 수치를 가감해 처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지침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합수본이 실무 라인의 통계 허위 입력 정황을 확인한 만큼 특검 수사는 '윗선'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올림픽공원 투표지 재검표·'일감 몰아주기' 규명 등 과제도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보관 중인 투표지 재검표 문제와 선거 물품 입찰 비리 의혹 등 합수본이 매듭짓지 못한 사건도 넘겨받게 된다.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당초 오는 18일 올림픽공원에 보관된 송파구 지역 투표지 약 247만 장을 재검표하기로 했다. 실제 투표지와 기존 개표 결과가 일치하는지를 전량 수개표 방식으로 검증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재검표 시점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18일 재검표'는 무산됐다. 특검은 국조특위와의 협의를 거쳐 재검표 일정을 다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합수본이 수사 막바지에 강제수사에 착수한 입찰 비리 의혹도 특검의 주요 과제다. 합수본은 지난 14일 중앙선관위와 서울·경기선관위, 사전투표함 제작 사업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을 입찰방해·업무상 배임 혐의로 압수수색 했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가 지난해 하반기 발주한 관내 사전투표함 제작 사업에서 특정 업체를 낙찰자로 정해두고 경쟁 입찰의 외형을 만들기 위해 다른 업체가 일부러 높은 가격을 써내도록 한 정황을 포착했다. 2024년 말 경남·경북·부산선관위가 발주한 선거 물품 관련 용역 계약에서도 유사한 '들러리' 업체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선관위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최근 처음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만큼 관련 업체와 선관위 관계자들의 구체적인 공모관계 등에 대한 수사는 초기 단계다. 특검은 압수물을 토대로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가 제공됐는지, 선관위와 업체 사이에 유착 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특검 출범 이후에는 그동안 수사가 본격화하지 않은 선관위 직원 자녀 채용 및 승진 특혜 의혹과 수의계약 비리 의혹 등으로도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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