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평양 무인기 작전으로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조성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항소심에서 "초등학생도 비웃을 것"이라며 1심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14일 일반이적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들의 요청에 따라 군사기밀을 언급하지 않는 범위에서 공개됐다. 앞서 1심은 국가기밀 노출 우려 등을 이유로 인정신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심리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이 사건 기소는 계엄을 위해 무인기 작전을 이용했다는 소설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1심은 무인기 작전이 계엄 선포 명분이었다고 인정했지만, 직접 증거는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무인기 작전을) 승인했다는 내용도 증거도 없다"며 "미루어 짐작해 사전 승인했다고 판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인기 작전으로 북한의 방공태세가 강화돼 우리 군에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1심 판단도 문제 삼았다. 송 변호사는 "초등학생에게 보여줘도 비웃음을 살 것"이라며 "북한이 방어에 군사적 역량을 사용하면 오히려 공격에 사용할 전력이 약화돼 우리 군사적 이익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도 직접 진술에 나서 무인기 작전과 비상계엄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김정은을 비롯한 적이 두려운 게 아니다. 제가 중형을 받을까 봐 두려운 게 아니다"라며 "정상적인 군사작전을 이적행위, 간첩행위로 몰아간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직을 걸고 군사작전을 수행할 군인이 사라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잠시 정전 상태일 뿐 전쟁 중"이라며 "군인들에게 손발을 묶고 빈총으로 나라를 지키라고 하는 불행한 사태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김 전 장관 진술이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여 전 사령관 측은 무인기 작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는데도 일반이적죄를 인정한 1심 판단을 반박했다.
여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내란의 프레임이면 안 될 게 없다"며 "죄 없는 사람도 죄인으로 만들 수 있고 징계해 파면·해임할 수 있다. 죄형법정주의나 민주주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사령관도 직접 진술에 나서 무인기 작전은 북한 오물풍선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정상적인 군사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군 사명감으로 무인기 전투실험을 독자적으로 구상했다"며 "북한 도발에 맞선 실험 성공은 국민 안전 수호를 위한 지휘관으로 마땅히 해야 할 본분"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 항소이유 진술을 공개 심리로 진행한 뒤 국가안전보장을 이유로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은 2024년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여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15년, 김 전 사령관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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