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등 시민 350여명 참석
"생존 피해자 시간 얼마 안 남아"

[더팩트ㅣ이예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앞두고 열린 수요시위에 평소보다 많은 시민과 대학생 등 350여명이 운집했다. 이들은 무더위에도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2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765차 수요시위를 열었다. 이날 수요시위는 오는 14일 1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일본, 독일, 미국 등 10개국의 222개 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세계 연대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시위에는 대학생을 포함해 시민 350여명이 운집했다. 무대에는 '평화돌풍. 그들의 굳센 바람과 우리의 힘찬 바람이 만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참가자들은 무대 앞에 줄지어 앉아 '일본정부는 전쟁범죄 인정하고 법적책임 다하라', '공식사죄 법적배상'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낮 최고기온 32도에 이르는 무더위에도 이들은 "일본정부는 전쟁범죄 인정하라",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한국정부는 일본정부의 책임 이행을 촉구하고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이마에 쿨패치를 붙이거나 손선풍기로 더위를 식혔다. 현장에 그늘이 없어 검은 팔토시, 선글라스, 마스크로 무장하거나 얼굴에 선스틱을 바르며 햇빛을 피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 박시영(20) 씨는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더운 날에도 이렇게 연대하는 이들이 많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백수연(25) 씨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함께하고자 집회에 참석했다"며 "기림의 날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알게 돼 더욱 뜻 깊다"고 전했다.

이승연(52) 씨는 "대학생일 때도 수요시위가 있었는데 참석하진 않았다. 최근 계속되는 전쟁을 보면서 전쟁범죄가 반복되는 게 아쉬워 참석하게 됐다"며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을 보니 기특하다"고 했다. 김선민(55) 씨는 "해마다 기림의 날을 전후해 돌아가시는 할머니들이 있어 안타깝다"며 "할머니들이 떠나더라도 위안부 문제가 잊히지 않도록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박필근, 이용수 할머니는 영상을 통해 얼굴을 비췄다. 박 할머니는 "학생들이 많이 와줘서 힘이 난다"며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기림의 날을 잊어선 안 된다"며 "더운 날 와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경희 정의연 이사장은 "수요시위 현장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뿐만 아니라 여성 인권, 반전 평화 등의 얘기를 하며 연대의 바람을 거세게 만들어내는 것처럼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돌풍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존 피해자들의 시간이 얼마 안 남지 않았는데 이 문제가 굳센 연대 통해 빨리 해결될 수 있길 기대한다"며 "오늘 대학생도 많이 참석했는데 기억 주체가 넓어지고 중심을 지켜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지난 1991년 8월14일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2012년 아시아연대회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8월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로 지정했고,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제정됐다.
ye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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