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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에 아파트 짓나…서울시·용산구 '공원 사수' 총력전
오세훈 "국가적 자산"…반대 강조
용산구, 서울시와 논의 일정 협의 중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도심 내 신규 공급 부지를 물색하는 가운데 용산공원 일대가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서울시와 용산구가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서울시와 용산구는 용산공원의 공공성과 역사적 가치 등을 이유로 주택공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13일 신규 공급과 금융 대책을 담은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도권에만 5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방안이며 서울 도심 내 공공기관 부지와 유휴부지 등을 검토하고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활용 가능성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용산정원 주택공급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부지와 공급 규모 등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시와 용산구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오세훈 "용산공원은 미래세대의 것"…서울시 '반대' 명확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 일대 주택 공급 검토설이 알려진 직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서 "서울의 녹지 면적을 최대한 유지·관리하는 것은 서울시장의 의무"라며 "용산공원 부지만큼은 반환받은 상태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산공원은 미래세대의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재차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용산공원을 "단순한 유휴부지가 아닌 서울의 허파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남겨둬야 할 국가적 자산"이라고 규정했다.

과거 정부의 용산공원 조성 원칙도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용산공원을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규정하고 지상에 건물을 짓지 않는 원칙을 세웠으며 문재인 정부 역시 해당 철학을 이어받아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의 취지에 따라 용산공원을 녹지 중심의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미래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까지 소비해서는 안 된다"며 "미래 세대의 몫인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은 1㎝라도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는 정부의 공식 대책이 발표된 이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 공식적인 발표 이후 해당 내용에 따라 서울시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용산구와 협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용산어린이정원 전경. /더팩트DB
용산어린이정원 전경. /더팩트DB

용산구 "공원은 국가적 자산"…인허가권까지 거론

용산구 역시 정부와 주택공급 검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정부에서 검토 중인 용산공원 일대 주택공급 추진 방안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용산공원의 정체성과 미래 가치를 저해하는 주택공급 추진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을 단순한 개발 가능 부지가 아닌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상징성, 공공성이 담긴 국가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근거로 "용산공원은 국민 모두를 위한 국가공원으로 조성돼야 한다"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주택공급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공원 조성 취지와 국가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용산구는 정부가 실제 주택 공급을 추진할 경우 인허가권을 활용해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놨다. 김경대 용산구청장은 지난 8일 용산어린이정원 앞에서 열린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기자회견에서 "인허가권을 활용해 오세훈 서울시장, 권영세 의원과 함께 드러누워서라도 막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현재 용산어린이정원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주택공급에 반대하는 근조화한 수백개가 설치됐다. 용산구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와 (논의 등)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근조화환은 하루 2회 안전점검하며 아직 철거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수도권 부동산 공급 대책 후보지로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0일 오전 정원 인근에 개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보낸 근조화환 뒤로 어린이들이 지나가고 있다. /송호영 기자
정부의 수도권 부동산 공급 대책 후보지로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0일 오전 정원 인근에 개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보낸 근조화환 뒤로 어린이들이 지나가고 있다. /송호영 기자

정부가 실제로 용산어린이공원 일대에 주택을 공급을 추진할 경우 넘어야 할 절차와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용산기지 반환부지의 법적 성격과 용산 공원 조성계획,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과의 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현재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처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용산구 역시 해당 특별법 을 토대로 "용산공원이 개발 가능한 택지가 아닌 국가적 공공자산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미군 기지로 사용된 데 따른 토양·환경 문제와 부지별 오염 여부, 정화 절차도 산적해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용산이 서울 도심의 핵심 녹지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택 공급을 위해 공원 공간을 활용하는 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토양오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주택공급 수립보다 현실적으로 토양의 컨디션을 확인이 미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은 서울의 중심이자 랜드마크인 만큼 도심의 녹지공간을 어느 정도 보존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번 개발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을 이유로 무조건적인 개발보다 도시 전체의 공간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서 교수는 "서울은 신도시를 새롭게 개발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고밀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와 함께 낮아진 건폐율에 대해서는 공간을 도로나 공원 용지를 확보해야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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