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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한 목소리 "마약 수사는 속도가 생명…합수본 유지돼야"
신준호 차장검사 "현 시스템 경쟁력 높아"
고혁수 총경 "합수본 체제, 대응 속도 빨라"
개정 형소법 시행돼도 합동수사체계 필요


신준호 검·경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제1부본부장이 7월 30일 수원지검 청사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신준호 검·경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제1부본부장이 7월 30일 수원지검 청사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외국인 마약사범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30여 분 앞둔 상황. 검찰 수사팀이 피의자를 특정하자 합수본에서 함께 근무하는 출입국 직원이 즉시 바이오 정보를 조회했고, 경찰은 곧바로 공항으로 출동해 항공기 탑승 직전 피의자를 검거했다. 기관 간 공문을 주고받는 기존 절차였다면 최소 2~3시간이 걸려 놓칠 수도 있었던 순간이다.

신준호 검·경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제1부본부장과 고혁수 경찰총괄실장은 지난달 30일 수원지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 직접수사 기능 폐지를 뼈대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에도 마약 대응을 위한 합동수사체계는 유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약 수사는 실시간 대응이 핵심인 만큼, 기관 간 벽을 허문 현재의 시스템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신 부본부장은 합수본 합류 전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기획관 등을 지낸 검찰 내 마약범죄 전문가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 재직 당시인 2023년에는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사건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꼭 검찰이 맡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주도)하든 경찰이 하든 이런 조직은 유지돼야 한다"며 "마약청이 생기기 전까지는 합동수사기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사범이 2만 명이 넘는 심각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각 기관의 마약 수사 역량을 모두 끌어 모았다"며 "실험적인 시도였고 과연 안착할 수 있을까, 효과가 있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은 양과 질 모두 성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마약합수본은 검찰과 경찰, 관세청, 해양경찰청, 국가정보원, 출입국당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합동수사기구다.

신 부본부장은 특히 합수본 운영 이후 전국 마약 유통망을 하나의 그림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각자 수사를 하다 보니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했다"며 "지금은 전국 판이 보이기 시작했고, 판이 보이면 잡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태국·베트남 등 해외 수사기관과 동시에 움직이는 원점 타격형 수사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고혁수 검·경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경찰총괄실장이 7월 30일 수원지검 청사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고혁수 검·경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경찰총괄실장이 7월 30일 수원지검 청사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고 실장은 경찰 생활 24년 가운데 22년을 형사로 근무한 현장 수사 전문가다. 20년 넘게 마약 수사 현장을 경험했으며, 현재 합수본에서는 경찰 수사실의 수사와 행정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속도'다. 고 실장은 외국인 마약사범의 공항 검거 사례를 소개하며 "예전 같으면 공문을 작성해 보내고, 접수·회신·결재를 거치는 데 기본 2~3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합수본에서는 출입국 직원이 같은 공간에서 즉시 바이오 정보를 조회하고 수사팀과 공유해 비행기를 타기 직전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합수본 체계에서는 출입국 정보 확인과 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외국인 마약사범 특정부터 출국정지, 검거까지 이어지는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검찰과 경찰이 같은 공간에서 수사 정보를 공유하는 점도 합수본의 장점으로 꼽았다. 영장 청구 과정에서도 수사 기록을 함께 검토해 절차상 누락을 보완할 수 있고, 주말이나 연휴를 앞둔 긴급 사건에서 협업 효과가 더욱 크다.

신 부본부장도 마약 수사의 특성상 '신속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 수사는 실시간 벌어지는 범죄를 차단하는 수사"라며 "상선이 인천공항으로 향하면 출국금지를 걸고 현장에서 잡기도 하는 등 분·초를 다투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검찰 직접수사 기능 폐지 이후에도 마약 수사 특성을 고려한 합동수사체계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장 신청은 합수본 내 검사가 있어야 효율적"이라며 "직접수사를 하지 않더라도 그런 (합수본의) 형태는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 부본부장은 장기적으로는 수사뿐 아니라 예방·치료·재활까지 담당하는 마약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다만 당장 별도 기구 출범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현재의 합동수사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꼭 검찰이 맡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중수청이 하든 경찰이 하든 이런 조직은 유지돼야 한다"며 "마약청이 생기기 전까지는 합동수사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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