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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깡패 이정재 계승"…'동대문' 문신 새긴 2030 조폭 검거
동대문파에 폭력단체 혐의 첫 적용
중·고교 '짱' 후배들 조직원 영입
"근본 있는 조직"…야쿠자식 인사도


동대문파 조직원들이 가슴에 조직 이름 '동대문'을 한자로 문신한 모습. /서울경찰청
동대문파 조직원들이 가슴에 조직 이름 '동대문'을 한자로 문신한 모습. /서울경찰청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이승만 정부 시절 '정치깡패' 이정재 정신을 계승한다며 세를 키워온 조직폭력배(조폭) '동대문파'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약 30년 간 명맥을 이어온 동대문파에 처음으로 폭력단체 구성·활동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구성·활동 혐의로 동대문파 조직원 21명과 연합 관계인 서울 강북권 '상계파', 중부권 '이태원파', 서남권 '이글스파' 조직원 19명 등 총 40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동대문파 행동대장 A(33) 씨 등 14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조직원들은 모두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이다.

A 씨 등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역 중·고교에서 이른바 '짱'으로 불리는 후배들에게 조직 가입을 권유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권유를 받은 16명이 실제 조직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대문파는 서울 강북권 '상계파', 중부권 '이태원파', 서남권 '이글스파'와 또래 조직원 중심으로 연합을 결성했다. /서울경찰청
동대문파는 서울 강북권 '상계파', 중부권 '이태원파', 서남권 '이글스파'와 또래 조직원 중심으로 연합을 결성했다. /서울경찰청

이들은 "우리는 해방 후 이정재 회장부터 내려오는 근본 있는 조직이다. 문신을 하고 다닐거면 정식으로 생활하라"며 이승만 정부 시절 서울 종로구 동대문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한 이정재를 내세웠다. 이정재는 5·16 군사정변 이후 사형을 선고받아 1961년 처형됐다. 다만 현재 동대문파 원로·간부 가운데 실제 이정재의 동대문사단에서 활동한 인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원들은 합숙소에서 생활하며 행동강령을 따랐다. 행동강령에는 '몸에 조직 이름을 문신으로 새긴다', '선배는 형님이라 부르고 자신은 동생으로 지칭한다', '조직원이 구속되면 옥바라지를 필수로 한다' 등이 담겼다. 후배는 선배에게 양 무릎에 손을 짚고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이른바 '야쿠자식 인사'를 하도록 했다. 불법사업을 언급할 때는 '일 본다'는 은어를 쓰고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도록 했다.

동대문파는 노태우 정부 시절 '범죄와의 전쟁'으로 조폭이 대거 해체된 후 지난 1996년부터 동대문시장 노점상 이권에 개입하며 세력을 키웠다. 그러나 개별 범행으로 처벌받았을 뿐 폭력단체 혐의가 적용된 적은 없었다.

지난 1996~1999년에는 노점상 갈취 등으로 조직원 40여명이 검거됐고, 2005년에도 노점상 갈취로 50여명이 붙잡혔다. 지난 2011년에는 재건축 이권 개입과 다른 조직과의 패싸움 등으로 20명이 붙잡혔다.

동대문파 등 조직원들이 지난 2022년 3월 서울 중랑구의 한 예식장에서 양 무릎에 손을 짚고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야쿠자식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동대문파 등 조직원들이 지난 2022년 3월 서울 중랑구의 한 예식장에서 양 무릎에 손을 짚고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야쿠자식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경찰은 이들이 지난 2013년부터 중국 칭다오 보이스피싱 합숙소 관리와 국내 대포통장·수거책 관리에도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경기 수원시와 올해 2월 서울 강남구에서는 다른 조직과 집단 패싸움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의 과거 범행과 최근 조직원들의 집단폭행이 동일 조직의 소행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과 통신허가서 등 221건을 집행하고 최근 2년간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과거 조직원과 최근 유입된 조직원의 연결고리를 추적했다.

경찰은 동대문파 조직원들의 개별 범죄도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해외 체류 중인 조직원 2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했다.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구성·활동 혐의가 인정되면 간부는 징역 7년 이상, 조직원은 징역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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