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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여론조사' 윤석열 부부 유·무죄 교차…'묵시적 합의'가 결정적
계약서 없는 여론조사…증거 판단 달라
이진관 재판부 "14회는 묵시적 합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8월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 중 마술사 이은결의 공연에서 탁구 전지희로부터 선수단 사인 성화봉과 티셔츠를 선물 받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4년 8월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 중 마술사 이은결의 공연에서 탁구 전지희로부터 선수단 사인 성화봉과 티셔츠를 선물 받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명태균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무상 대선 여론조사를 두고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김건희 여사 사건은 명 씨의 자발적 영업활동으로 본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관한 묵시적 합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여 원을 선고했다. 명 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명 씨로부터 총 58차례, 2억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여론조사 대가로 명 씨가 추천한 김영선 전 의원의 2022년 경남 창원 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여론조사 성격…"영업활동" vs "무상 제공 합의"

김건희 여사 사건 1, 2심 재판부는 지난 1월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미래한국연구소를 홍보하기 위한 영업 활동으로 판단했다. 명 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함께 제공한 점 등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 부부만을 위한 조사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이진관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 방식을 변경하거나 일부 결과를 왜곡한 점, 판세 분석과 선거 전략까지 함께 제공한 점, 비용 지급에 관한 논의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해 단순한 영업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이진관 재판부는 명 씨와 김 여사가 협의한 여론조사를 윤 전 대통령이 미리 전달받고 이를 동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 김 여사에게도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순차적, 암묵적 의사합치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무상 여론조사 수수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무상 여론조사 수수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계약·의뢰 없어" vs "계약서 작성은 위법 요건 아냐"

계약서 작성을 둘러싼 판단도 달랐다.

김 여사 사건 재판부는 여론조사와 관련한 구체적 의뢰와 계약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진관 재판부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치자금법 위반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의 관계와 여론조사 실시 및 전달 과정 등을 종합하면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의사 합치가 인정된다고 봤다.

이진관 재판부는 전달된 여론조사 58회 중 14회만 정치자금으로 인정했다. 나머지 44회는 합의 범위와 전달 여부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봤다.

두 재판부 모두 여론조사 제공 당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사전에 약속했다고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진관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명 씨의 요청에 따라 장제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김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김 여사 사건은 오는 16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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