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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윤석열 방어권 보장' 폐기 안건 상정 불발
3시간 공방 끝에 상정 불발
안창호 "방어권 권고 문제 없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전원위원회(전원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을 폐기하는 안건이 결국 상정되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 제13차 인권위 전원위에서는 안건 상정 여부를 둘러싼 위원들 간 공방이 오갔다. 전원위가 종료된 뒤 인권위원 6인이 안창호 위원장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김태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전원위원회(전원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을 폐기하는 안건이 결국 상정되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 제13차 인권위 전원위에서는 안건 상정 여부를 둘러싼 위원들 간 공방이 오갔다. 전원위가 종료된 뒤 인권위원 6인이 안창호 위원장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김태연 기자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을 폐기하는 안건이 결국 상정되지 못했다. 제13차 인권위 전원위원회(전원위)에서는 안건 상정 여부를 둘러싼 위원들 간 공방이 오갔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 비상임위원은 지난 10일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의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의결의 건'을 공동 발의했다. 안건에는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 의결이 인권위의 독립성과 위상을 훼손하는 등 위기를 초래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열린 전원위를 20여분 남기고 안건을 결재했다. 이후 전원위에서는 안건 상정 여부가 논의됐으나 약 3시간 공방 끝에 결국 상정되지 못했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과거 인권위원들이 결정한 안건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위원들이 뜻을 모아 책임지는 차원에서 발의한 안건"이라고 밝혔다.

오완호 비상임위원은 "윤 전 대통령 방어권 권고안은 인권위가 내란 범죄에 대해 쉴드를 친 것이 아닌가. 이해할 수 없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방어권을 권고한 것 자체가 문제였고 양심적으로 생각할 때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소라미 비상임위원은 "우리 인권위가 내린 결정이 역사에 부끄러움이 되지 않도록 역사에서 폐기하자는 차원에서 발의된 안건"이라며 "지난주 대법원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방해 사건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는 판결도 나왔으니 방어권 권고에 대해서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문정 신임 비상임위원도 "안건 발의에 정말 함께 하고 싶었지만 전원위 참석이 처음이라 함께하지 못했다"며 "이 안건의 취지는 잘못된 결정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라 생각한다. 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방어권을 보장하도록 한 인권위 결정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건 상정에 반대하는 김학자 상임위원은 "아무리 본인 소신과 다르다고 해도 인권위 결정은 함부로 뒤집을 수 없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이미 종료된 사안을 뒤집는 것은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성에 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정혜 비상임위원은 "유효한 전원위 의결 사안을 사후적으로 폐기가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일사부재리 원칙에 의해 이미 적법하게 진행된 판결에 대해서 다시 의결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고 반박했다.

안 위원장은 "인권위의 책무는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고 해당 권고안은 재판을 위해 국가기관이 적법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라며 "권고안에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재판과 수사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키라고 한 것이 문제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대상자가 윤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더라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건을 발의한 5명의 위원과 김 위원은 안건 상정이 불발되자 "우리 인권위원들은 인권위의 부끄러운 과거를 바로잡고 무너진 독립성을 회복하기 위해 안건을 발의했으나 안 위원장은 인권기구 수장으로서의 책무를 또다시 저버렸다"며 "대내외 우려와 비판, 쇄신 요구에도 안 위원장은 사과나 성찰,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반성과 쇄신의 기회가 될 수 있었던 이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묵살했다"며 "안 위원장은 독단적인 인권위 운영을 당장 중단하고 무너진 인권위의 독립성과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2월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의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찬성 6명, 반대 4명으로 통과시켰다. 권고안에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인권위 내부 게시판에는 안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직원들의 글이 연이어 게시되고 있다. 인권위 직원들은 "윤 전 대통령 방어권 권고 의결과 서울퀴어문화축제 불참 등 안 위원장 체제 하에서 인권위의 독립성과 정체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5일에는 김재석 군인권보호총괄과장을 시작으로 윤채완 서기관, 박광우 차별시정총괄과장, 권혁장 기획재정담당관, 육성철 광주인권사무소장, 남경혜 서기관 등 인권위 간부 6명이 안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잇따라 보직 반납을 선언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이들의 사퇴 요구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며 지난 1일 정기 인사에서 간부들의 보직 반납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운영지원과, 광주인권사무소, 인권교육기획과, 군인권보호국, 차별시정총괄과, 기획재정담당관실, 대구인권사무소, 행정법무담당관실, 아동청소년인권과 직원 등도 안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정책협력국장은 지난 10일 국장급 간부 중 처음으로 정책협력국 직원들과 함께 안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도 대전인권사무소, 인권상담조정센터, 인권침해과, 이주인권팀, 혐오표현대응과, 조사총괄과, 부산인권사무소 등 직원들이 안 위원장 사퇴 요구 게시글을 잇따라 올렸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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