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과 탄소중립 전환에 따른 고용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AI 직무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K-AI 노출지수'를 개발하고 100만명 규모의 AI 직업훈련을 추진하는 등 산업전환 대응에 나선다.
정부는 9일 한성숙 국무총리 취임 후 첫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음 수립된 법정 기본계획이다. AI·디지털 전환(AX)과 탄소중립 전환(GX)을 위기가 아닌 성장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산업전환 종합 청사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는 노사정이 처음으로 합의한 '산업전환 고용안정 7대 기본원칙'을 마련했다. 산업전환 과정에서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적기에 대응하고, 전환을 일자리를 새롭게 키워 가는 과정으로 추진하며, 누구나 역량을 개발할 기회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AI와 인간의 협업을 확대하고 전환 성과를 모두가 공유하며 사회안전망과 사회적 대화를 강화하는 방향도 포함됐다.
기본계획은 △선제 대응 △기회 창출 △성과 향유를 3대 추진 방향으로 제시하고 7대 실천과제를 추진한다.
◇ 100만명 AI 직업훈련…일자리 창출 확대
정부는 우선 AI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를 조기에 파악하기 위해 2027년까지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를 개발한다. AI 도입에 따른 직무별 고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도 운영한다.
지역과 업종별 전환 상황을 보여주는 '산업전환 일자리 지도'도 발간하고, 한국고용정보원의 산업일자리전환 분석센터를 '산업전환 일자리 정보 허브'로 개편할 계획이다.
국민의 직업 역량 강화도 확대한다. 정부는 '누구나 배울 권리, 청년의 성장할 권리, 중장년의 다시 도약할 권리'를 핵심으로 하는 '국민 역량강화 3종 권리'를 제시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100만명 이상에게 AI 직업훈련을 지원하고, AI·녹색기술 교육 이력을 국가기술자격과 연계하는 '플러스 자격' 제도도 신설한다.
AI와 녹색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도 확대한다. 청년 창업 지원과 중장년 기술창업을 강화하고, 태양광·풍력 등 녹색산업과 로봇·자율주행 등 AI 신산업 육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반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AI·자동화가 바꾸는 일하는 방식이 실제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지도록 노동시간 단축 모델을 개발·확산하고, 이를 뒷받침할 '실근로시간 단축 지원법' 제정을 추진한다.
◇ 고용안전망 강화…성과 공유·사회적 대화 확대
산업전환 과정의 고용 충격에 대비한 안전망도 강화한다. 석탄발전소 폐지 등으로 지역경제 위기가 예상되면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를 지정해 고용과 산업 지원을 집중하고, 2027년부터 소득기반 고용보험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산업전환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성과공유제 적용 대상을 모든 기업 간 거래로 확대하고, 협력사 노동자의 전환훈련과 고용유지에 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하도록 개선한다. 올해 6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에 6000억원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환기 소득 공백 보전과 새로운 소득보장 방안 등 중장기 과제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해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노사정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전환 고용안정위원회'를 신설해 산업전환 해법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업종별 분과위원회도 운영하고, 기업을 넘어 산업·업종 차원의 사회적 대화 활성화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노동 분야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AI 산업전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사회계약' 논의에도 착수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금 우리 일터는 근본적 변화에 직면해 있고, 전환 과정에서 고용안정은 온 나라가 함께 나서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목적이라는 원칙 아래 노사정이 함께 새로운 사회계약을 써 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기본계획은 끝이 아니라 시작인 만큼, 관계부처와 함께 분야별 대책을 추진하고, 연차별로 현장의 변화를 살펴 노사와 함께 계획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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