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성립 여부 다툼 여지"

[더팩트ㅣ진주영 기자] 1000억원대 자금을 동원해 주가조작을 한 혐의를 받는 병원장과 상장사 임직원 등 4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중연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병원장과 학원장, 코스피 상장사 DI동일 관계자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시세조종 범죄의 성립 여부 또는 성립 범위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총 6만5168회의 시세조종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1항부터 제3항 가운데 어느 조항을 위반했는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아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이 압수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원에 제기한 준항고 사건의 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준항고는 압수수색 등 수사기관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청구하는 절차다.
또 "도주 또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됐다 보기 어렵고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별 거래량이 적은 DI동일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정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 자금과 금융사 대출금 등으로 1000억원 이상을 조달해 400억원대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본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들의 매수 주문량은 전체 시장 거래의 약 3분의 1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3월 종합병원,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들과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사 지점장 등 11명과 관련 법인 4곳을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 및 부당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DI동일 임원과 NH투자증권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사건은 이재명 정부의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주가조작과 고액 악성 체납 행위 등을 '7대 비정상 행위'로 언급하며 "걸리면 패가망신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pear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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