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기 60% 미만 조기 출소 급증…가석방 중 재범률↑

[더팩트ㅣ설상미·선은양 기자] 정부가 교정시설 과밀수용을 해소하기 위해 가석방 규모를 해마다 확대하고 있지만, 전국 교정시설 수용률은 올해 평균 126%를 넘어섰고 부산구치소는 15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가석방 기준도 완화해 형기 절반을 채우지 않은 조기 출소가 늘어나고 있지만 밀려드는 수용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 교정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상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되던 '형기 60% 미만 집행자'의 가석방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4년만 해도 형기의 60%를 채우지 않고 풀려난 가석방자는 12명(전체 가석방자의 0.1%)에 그쳤으나 지난해 172명(1.4%)으로 늘었고, 올해 1~5월에는 300명(4.9%)까지 불었다. 2년 만에 25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조기 출소가 늘어난 배경에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과밀수용이 있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의 하루 평균 수용률은 126.5%에 육박했다. 법정 수용 정원은 5만 614명이지만, 하루 평균 6만 4016명이 수용 돼 있는 상태다. 전국 수용률은 2022년 104.3%에서 해마다 높아져 4년 연속 상승했다.
대도시권 구치소와 교도소의 포화가 특히 심각하다. 부산구치소가 정원의 1.5배를 넘긴 150.9%로 가장 높았다. △광주교도소(146.2%) △인천구치소(145.6%) △서울구치소(144.0%) △대전교도소(143.6%) 등도 수용 한계를 크게 웃돌았다.
법무부는 적체를 덜기 위해 가석방을 늘려왔다. 전체 출소자 대비 가석방 출소율은 2023년 19.6%에서 지난해 24.1%, 올해 27.9%로 상승했다. 출소자 10명 중 3명 가까이가 가석방으로 문을 나선 셈이다. 신규 수용 인원이 출소 인원 증가 폭을 웃돌면서 가석방을 확대해도 수용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조기 출소가 늘면서 가석방 관리의 빈틈도 드러나고 있다. 가석방 보호관찰 기간 중 재범률은 2021년 0.22%에서 지난해 0.53%로 올라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가석방자 전체의 재복역률(약 6%)은 형기종료 출소자(약 30%)보다 낮지만, 가장 밀착해 관리하는 보호관찰 기간 중에도 재범이 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용자 입·출소 권한은 법원과 검찰에 있기 때문에 교정당국이 임의로 수용 비율을 조절할 수는 없다"며 "가석방을 늘려도 매월 중순이면 수용 인원이 다시 적체되는 상황이지만, 가석방 확대는 초과밀 수용 상태인 교정시설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교도관 증원이나 시설 신·증축이 님비 현상과 예산 부족으로 난항을 겪어 현장의 피로도가 한계치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디만 심사 기준 완화 우려를 놓고는 "대상자들 중 강력범이나 성폭력·마약 사범은 철저히 배제하고 있고,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엄격한 검증을 거쳐 모범 수형자 위주로 선별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가석방 확대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법조타운형 교정시설을 법으로 의무화해 시설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조타운형 교정시설은 법원·검찰청 등 유관기관 인근에 구치소를 배치한 것으로, 서울동부구치소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준휘 선임연구위원은 "과밀수용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시설 부족"이라며 "노후 교정시설을 법조타운 형태로 재건축하면 호송 효율은 물론 수용 인원도 늘릴 수 있어, 법으로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과밀수용은 교정시설 내 사고 위험을 높이고, 교정공무원의 업무 부담도 가중시킨다"며 "가석방 확대는 임시 방편일 뿐 과밀수용의 악순환을 끊을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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