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 4명과 구의원 104명이 유권자 투표 없이 당선됐다. 거대 양당 구도가 굳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권자의 선택권과 후보 검증 기회가 제한되는 만큼 군소정당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정치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 118명 중 4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전체의 약 3.4% 수준이다. 무투표 당선인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이병도(은평2)·공우석(관악1)·주무열(관악2)·임만균(관악3) 당선인이다.
구의원은 전체 436명 중 104명(지역구 92명·비례대표 12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전체의 약 23.9%에 해당한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57명과 국민의힘 47명이다.
무투표 당선인은 최근 지방선거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100명 이상 무투표 당선됐다. 당시 서울시의원 2명과 구의원 119명(지역구 109명·비례대표 10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2014, 2018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무투표 당선자는 대폭 늘어났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의원 2명과 구의원 26명(지역구 22명·비례대표 4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구의원 8명(지역구 8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시의원 무투표 당선인은 없었다.
이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고착화된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 정당의 당선 확률이 높으면 상대 정당의 웬만한 인재들은 출마하지 않으려 하고 당에서는 자질이 없는 사람들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면서 무투표 당선인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가 여전히 강고하다는 점을 보여준 선거"라며 "당선 가능성이 낮은 정당은 후보를 내지 못하고 군소정당도 출마를 꺼리면서 민주당 후보들을 중심으로 무투표 당선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무투표 당선은 유권자에게도 불이익이다. 후보를 선택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후보 간 경쟁은 물론 공약과 자질을 비교·검증할 절차와 기회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공직선거법 제190조와 제275조 등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 해당 선거구의 후보자 수가 선출 정수를 넘지 않으면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선거일에 당선인을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무투표 당선이 예정된 선거구에서는 후보자 선거운동이 중지되며 투표가 실시되지 않아 선거 벽보와 공보물 역시 제공되지 않는다.
결국 무투표 당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당의 다양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평론가는 "거대 양당 체제를 깨지 않고서는 무투표 당선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제왕적 대통령제 해소로 중앙정치의 극한 대립을 완화하고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낮춰 군소정당도 정치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야 지방선거에서도 다양한 후보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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