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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준비 9월이냐 12월이냐…재판부 따라 엇갈린 판단
내란 1심은 12월 1일"...일반이적 1심 9월 지목

법원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의 목적을 '비상계엄 선포 명분 조성'으로 판단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준비 시점을 두고 엇갈린 판단이 나왔다. 2024년 9월6일 국방부 장관 임명작 수여식에서 포즈를 취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뉴시스
법원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의 목적을 '비상계엄 선포 명분 조성'으로 판단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준비 시점을 두고 엇갈린 판단이 나왔다. 2024년 9월6일 국방부 장관 임명작 수여식에서 포즈를 취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뉴시스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준비 시점을 둘러싸고 두 재판부의 판단이 엇갈렸다.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결심한 시점을 2024년 12월 1일로 본 반면, 일반이적 사건 1심 재판부는 같은 해 9월부터 계엄 준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항소심에서는 비상계엄 준비 시점과 경위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일반이적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특히 계엄 준비 시점 판단이 눈에 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3월 안가 회동 자리에서 '비상대권'과 '비상조치'를 언급했고, 같은 해 9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김 전 장관으로 교체되면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을 중심으로 계엄 준비가 시작됐다고 결론냈다. 김 전 장관 취임 한 달 뒤 실행된 평양 무인기 침투 역시 계엄 선포 명분 조성을 위한 사전 준비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봤다.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19일 열린 가운데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을 찾은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박상민 인턴기자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19일 열린 가운데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을 찾은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박상민 인턴기자

이는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재판부의 판단과 차이가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결심이 드러난 시점을 2024년 12월 1일 무렵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석열은 국회가 정부 주요 관료들을 탄핵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데 반해 대통령과 정부가 대항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국회가 반국가세력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깊어져 무력화시키기로 마음먹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귀연 재판부는 비상계엄 실행 계획 자체는 같은 해 11월부터 구체화됐다고 봤다. 11월 9일 국방부 장관 공관 모임에서 비상사태를 전제로 한 군 대비태세 점검이 이뤄졌고, 같은 달 30일에는 김 전 장관이 계엄 실행 방침을 알리며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두 재판부 모두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핵심 증거로 제출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은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수첩을 근거로 비상계엄 모의 착수 시점을 2023년 10월로 특정해 왔다.

이번 판결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결심 시점을 기존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보다 앞당겨 인정한 만큼, 향후 내란 사건 사실관계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시점이 9월이나 그 이전으로 앞당겨질 경우 윤 전 대통령 등의 양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귀연 재판부는 비상계엄 사전 계획설을 인정하지 않고 우발적인 행위로 판단했지만 준비 시점이 달라진다면 계엄을 선포한 동기까지도 달라 봐야 할 수 있다. 내란특검은 정적 제거와 장기 집권이 동기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야당에 대한 반감이라고 봤다. 피고인들의 양형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내란특검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계엄 선포를 염두에 두고 평양 무인기 작전까지 추진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해 온 야당의 탄핵 추진이나 예산 삭감은 계엄의 원인이라기보다 명분 또는 빌미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권력 유지와 국회 무력화를 위해 이미 상당 기간 전부터 계엄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선고 이후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배의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안보를 위해 일하는 군과 공직자의 손발을 묶고 국민이 북한에 의해 피해 받아도 무방하다는 사법부의 안보 자해행위"라며 "권력의 시녀로 전락해 정치특검에 부화뇌동한 재판부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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