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차원 관심과 노력 시급"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선거 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정보를 바탕으로 참정권을 행사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일부 수용하거나 불수용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1월30일 선관위원장과 방미통위원장에게 △점자형 선거공보 내용 확대 및 면수 제한 폐지 △발달장애인을 위한 알기 쉬운 투표용지 및 안내문 제공 △정신적 장애인의 투표 보조인 동반 허용 △선거방송 토론회 시 2인 이상의 수어 통역사 배치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책자형 선거공보와 점자형 선거공보를 동일한 내용으로 작성할 경우 분량이 늘어나게 되는데 전국 점자 출판 시설이 30여개로 부족해 한계가 있다"며 이행 불가 입장을 전했다.
또 "발달장애인용 특수 투표용지 제작 시 투표 비밀 침해 우려, 개표 장비 전면 교체 비용 문제, 정당 로고 삽입 시 무소속 후보 차별 가능성 등이 있어 투표용지 변경 대신 '투표 보조 용구 개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기표 행위 보조 중 발생할 수 있는 대리투표 방지 대책이 없어 정신 장애인을 투표 보조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방미통위는 선거방송 토론회 2인 이상 수어 통역사 배치 권고에 "가이드라인 개정 시 방송 장비 및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수반되며 화면 분할 배치 시 비장애인의 시청권을 저해할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회신했다.
인권위는 "시각장애 선거인에게 점자 공보물 수령 의사를 미리 확인하면 제작 분량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점자 변환 시 내용을 요약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오히려 제작 기간이 단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을 잘 읽지 못하거나 문장 의미 파악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을 위해 그림이나 사진을 병기한 투표용지를 제공하는 아일랜드, 포르투갈, 대만 등의 해외 사례도 있다"며 "(대리투표 우려도) 도움의 범위를 기술적 보조로 한정하고 선거인의 자발적인 의사 형성 또는 결정을 대체·변경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도움 제공을 제한하면 된다"고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재정적 이유와 현실적 한계로 인해 기관들이 적극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장애인 참정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책임감 있는 관심과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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