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레커, 경각심"…내주 구속 송치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대표가 구속되면서 '명예훼손으론 구속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깨졌다. 타인에게 끼친 피해 정도와 조회수와 수익에 매달리는' 사이버 래커'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6일 김 대표를 명예훼손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추가 조사 없이 내주 김 대표를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해 사건 접수 이후 1년여간 수사를 이어왔다. 수사관 5~6명 규모의 집중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했다. 구속영장 신청서 분량만 310쪽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만큼 허위·조작 정보 유포 범위가 넓고 수사 규모도 컸다는 게 경찰 안팎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자신만만했다. 지난 26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영장은) 기본적 사실 정리도 안 된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강남경찰서와 서울중앙지검 담당자를 법왜곡죄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허위정보 유포와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반복되면 결국 국가 수사력이 과도하게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수사기관이 특정 사건에 장기간 매달리면 다른 사건 처리도 늦어지고, 그 부담은 결국 다른 피해자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구속을 두고 허위·조작 정보로 유튜버 등이 조회수와 수익을 올리는 행태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우석 법무법인 명진 변호사는 "살인이 생명을 해치는 범죄이고 폭행이 사람의 몸을 때리는 범죄라면, 명예훼손은 사람의 인격을 훼손하는 범죄"라며 "경미한 명예훼손은 통상 구속하지 않지만 피해자가 '면을 못 들고 다닐 정도'로 피해가 크거나 공연성이 인정될 경우 충분히 구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허위정보 유포로 상대방에게 큰 손해를 입히고, 반대로 본인은 조회수와 수익을 얻었다면 법원이 이를 무겁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SNS를 통한 허위정보 유포의 파급력을 감안하면 상징적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기존 명예훼손 사건은 개인 간 감정싸움 수준에서 벌금형이나 합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은 조작된 정보로 타인의 사회적 평가와 커리어에 치명적 피해를 준 사안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곽 변호사는 "사이버 레커나 SNS 기반 허위정보 유포자들에게 경각심을 줄 만한 사건"이라면서도 "허위·조작 정보로 중대한 피해를 초래한 경우와 일반적인 비판·의혹 제기까지 동일 선상에서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김수현이 미성년자였던 김새론과 교제했고, 김새론의 사망 원인이 김수현 측의 채무 변제 압박 때문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퍼뜨린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5월 기자회견에서 "김수현과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처음으로 성관계했다"는 내용이 담긴 김새론의 음성 파일을 재생해 김수현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해당 음성 파일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위조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김 대표 측이 교제 증거라며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역시 조작된 것으로 봤다. 이 대화에는 김수현이 지난 2016년 김새론에게 '보고싶다', '안고 싶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대표는 유족 측으로부터 받은 김새론의 대화 내용 캡처 사진에서 상대 이름을 '김수현'으로 바꾸는 등 총 7곳을 편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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