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채상병·상설·종합 이어 '조작기소 특검'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 5개의 특검이 가동된 데 이어 여당이 '조작기소 특검'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었다.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사상 유례없는 '특검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출범한 특검은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특검),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미제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 등 특별법에 따른 4건과 관봉권·쿠팡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을 포함해 총 5건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검찰 조작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후속 조치로 '조작기소 특검'을 추진하면서 6번째 특검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종전까지 가장 많은 특검을 진행했던 정부는 삼성 비자금, BBK 주가조작, 스폰서 검사,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등 총 4건의 특검을 실시한 이명박 정부였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1년이 지나기도 전에 이미 5건의 특검을 가동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추가 특검까지 현실화될 경우 형사사법 사상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특검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 논란이 발생했을 때 한시적으로 도입되는 예외적 수사 장치로, 정치적 중립성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로 설계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 현안마다 반복적으로 도입되며 사실상 상시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입법부가 수사 대상과 범위를 특정하고 별도의 수사 기구를 구성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특검이 사실상 거대 상설조직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같은 특검 확대 기조는 제도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안고 있다. 특검이 정치적 갈등 국면의 돌파구로 소비될 수록 수사 과정과 결과를 둘러싼 공방이 반복되고, 결론에 대한 신뢰 역시 정치적 해석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특검이 다시 불신을 낳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역대 특검 가운데 상당수는 출범 당시 기대와 달리 수사 과정에서 편향성 논란에 휘말리거나, 뚜렷한 성과 없이 종료되는 '용두사미' 양상을 보였다. 수사 기간 연장과 대규모 인력·예산 투입에도 핵심 의혹 규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국가 수사 역량이 분산된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가동된 김건희특검은 기소 이후 재판에서 수사범위를 벗어난다며 공소기각 판결이 연이어 나왔고, 상설특검은 핵심 의혹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로 넘겨 책임 회피라는 비판을 샀다. 현재 진행 중인 종합특검은 소속 특검보가 친여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수사 상황을 언급하고, 특검 수장이 수사 대상자와 사적으로 접촉해 수사 방향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는 등 중립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확대 기조가 계속될 경우 기존 사법 시스템과의 역할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기존 수사기관이 담당해야 할 기능이 특검으로 이전되면서 기관 간 역할 구분이 모호해지고, 사건에 대한 최종 책임 소재도 불명확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이 의혹 해소의 해법으로 특검을 선택하는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예외적 장치로 설계된 특검이 상설 기구처럼 가동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추가로 특검이 출범한다해도 인력난에 직면할 상황이다. 종합특검도 검사 정원 15명 중 2명을 채우지 못했다. 수사 실무 지휘 경험이 풍부한 검사가 필요하지만 검찰도 인력 유출에 미제 사건 급증으로 허덕이고 있다. 10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있어 특검 파견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으면서 수사 성과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조작기소 특검 자체가 검찰을 겨냥하기 때문에 검사들이 더욱 파견을 기피할 가능성도 높다.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건을 특검이 다시 수사하는 구조에 위헌·위법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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