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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저임금 노동자 2년 연속 증가…5명 중 1명은 200만원 이하 [저임금의 늪①]
2024년 20.3%, 2025년 20.5% 증가
직장 18년 다녀도 세후 월 200만원 불과
"임금 인상 정체…노동소득 양극화 심각"


지난 2년 연속 저임금 노동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월 200만원도 받지 못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 인상 정체로 저임금 노동이 다시 확대되면서 노동소득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임세준 기자
지난 2년 연속 저임금 노동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월 200만원도 받지 못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 인상 정체로 저임금 노동이 다시 확대되면서 노동소득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임세준 기자

저임금 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주 6일을 일해도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건강은 물론, 교육, 여행, 외식 등 대부분을 포기하지만, 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은 우리 사회 깊게 뿌리 내린 구조적 문제로, 왜곡된 성장과 분배의 불균형을 드러낸다. 더욱이 최근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흐름은 단순노무직에 국한되지 않고 서비스, 플랫폼, 돌봄 등 분야까지 확산했다. <더팩트>는 6회에 걸쳐 대한민국 평균이 꿈일 뿐인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하고 구조적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박준형·김영봉·이윤경·이다빈 기자] # 50대 A 씨는 지난 2008년부터 대형마트 계산원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로 경력 18년차다. 하지만 월급은 세후 190만~200만원에 불과하다. 기본급 113만3000원에 매달 80만~90만원의 직책 수당을 받는다. 나머지는 근속 수당 10만원, 영업 수당 3만원 등으로 채워진다. A 씨는 "기본급을 굉장히 낮게 책정하고, 대신 직책 수당 등 명목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맞춘다"며 "한 직장을 18년 동안 다녔는데 인정을 못 받는 것 같다. 아직도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것이 허무하고 생활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난 2년 연속 저임금 노동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월 200만원도 받지 못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임금 인상 정체로 저임금 노동이 다시 확대되면서 노동소득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월평균 임금 기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지난 2021년 21.6%에서 2022년 19.4%, 2023년 18.8%로 줄었다가 2024년 20.3%, 2025년 20.5%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저임금 노동자는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지난해 중위임금은 월 290만원으로, 3분의 2인 193만3000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가 저임금 계층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전체 임금노동자 2241만명 중 460만명이 월 193만3000원 미만을 받는 것이다.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 봐도 저임금 노동자는 늘고 있다. 지난 2021년 16.1%에서 2022년 15.6%, 2023년 14.0%로 감소했다가 마찬가지로 2024년 14.2%, 2025년 14.7%로 2년 연속 늘었다. 지난해 시급 기준 중위임금은 1만6118원으로, 3분의 2인 1만746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가 저임금 계층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월평균 임금 기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지난 2021년 21.6%에서 2022년 19.4%, 2023년 18.8%로 줄었다가 2024년 20.3%, 2025년 20.5%로 2년 연속 증가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월평균 임금 기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지난 2021년 21.6%에서 2022년 19.4%, 2023년 18.8%로 줄었다가 2024년 20.3%, 2025년 20.5%로 2년 연속 증가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들은 대부분 저임금에 따른 생활고를 호소한다. 고물가에 세금과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등 고정지출까지 늘면서 월 200만원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가족 부양까지 하려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한다.

A 씨는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지난해 월급은 1% 올랐다"며 "솔직히 지금 월급으로는 생활하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전 아이가 없어서 그나마 생활은 하지만 주변 동료들은 경제적으로 힘들어한다.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은 기본이고, 저축도 불가능해 아이들 결혼 비용을 보태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엿다.

정수기 방문 점검 업무를 하는 60대 B 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업무 특성상 차량이 필수인데, 유류비에 보험료, 수리비, 식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건 월 170만원 안팎이다.

B 씨에 따르면 방문 점검원은 기본급 자체가 없다. 똑같은 정수기라고 해도 기종별로 점검 수수료가 다르다. 한 달 동안 점검한 수수료를 합한 액수를 월급으로 받는다. B 씨는 "차 없이는 일을 할 수 없어 모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며 "기름값이 많이 나올 땐 15만원, 차량 수리하고 정비하면 1년에 들어가는 비용은 더 많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저임금 노동자 증가의 이유를 경제 성장에 비해 임금 인상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가 집중된 단순 노무, 서비스, 플랫폼 등 직군의 경우 본사,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고 나면 현장의 노동자에게 남은 몫은 얼마 되지 않아 저임금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라는 설명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5년간 실질경제성장률은 12.5%인데 실질임금 인상률은 2.2%, 실질최저임금은 0.1% 수준에 그쳤다"며 "경제는 성장했지만 임금은 따라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성장의 과실이 임금으로 충분히 분배되지 못하면서 교섭력이 약한 저임금 노동자에게 부담이 집중되고, 그 결과 저임금 노동이 다시 확대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노동소득의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임금 노동자는 증가하는데, 상위 소득자의 임금은 높아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임금 수준은 낮은데 고용 안정성, 복지 등 다른 노동조건이 좋은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분절화된 노동시장이 형성된 근원적 원인은 경제구조 자체가 소수의 대기업 중심이고, 수평적 관계가 아니라 수직적 구조 때문"이라며 "이에 더해 하부 수탈적 원·하청 구조, 외주화 위주의 고용 구조가 노동시장의 상하층 분리를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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