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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력 자제·계획 실패" 윤석열 1심 양형 이유에 '갸우뚱'
재판부 "내란죄는 위험범" 규정했지만
계획 실패·무력 자제·공직·고령 참작
법조계 "윤석열에 의한 내란 실패 아냐"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진행 중인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박상민 인턴기자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진행 중인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박상민 인턴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가 형법상 내란죄는 "위험을 일으킨 행위 자체만으로도 중형을 예정한 범죄"라면서도 양형 단계에서는 계획의 성패 등 결과 요소를 폭넓게 참작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판결이 제시한 법리와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택한 양형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전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헌정질서 파괴 시도'로 규정하며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선고공판에서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내란죄의 본질을 "국가의 존립과 헌법적 기능을 파괴하고 법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형법은 통상 살인처럼 일정한 결과가 발생해야 중형을 예정하지만, 내란죄는 그 자체로 초래하는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높은 법정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개별 양형 사유를 밝히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이 아주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려 한 정황 등을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적용했다.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 행사가 없었고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도 근거로 삼았다. 범행 이전에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직 생활을 했으며 현재 65세로 비교적 고령이라고도 밝혔다.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위험범이라며 중대성을 강조한 법리와 결과 요소를 폭넓게 끌어온 양형이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이 세운 계획이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고 판단한 대목을 두고 실행 결과와 관계없이 헌정질서를 침해하려는 시도 자체를 중하게 처벌하는 내란죄 법리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현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내란행위인 폭동을 실행에 옮긴 착수만 있어도 기수에 이르는 위험범"며 "내란 범죄의 본질이나 성격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공직 경력과 고령을 참작한 점을 두고도 "고위공직자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해 헌법과 법률에 의한 권한을 국민을 향해 행사한 점은 오히려 가중 사유가 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려 했다는 판단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고 했다는 증언이 반복됐고, 출동한 군인들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건물 안으로 진입한 행위에 대해 재판부도 '폭동'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당시 현장에 투입된 군과 경찰이 계엄 조치의 정당성에 의문을 갖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법적 판단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실제 무력 사용이 제한된 사정을 윤 전 대통령의 '자제'로 평가하는 데에는 이견이 나온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전날 자신의 SNS에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국회의원을 강제로 끌어내고 시민들을 해산시키려 했다"며 "필요하면 무력을 써서라도 계엄 목적을 관철하려 했지만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대응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도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대응으로 계엄 사태가 조기에 종료됐다면 이는 오히려 형을 더 무겁게 하는 가중 사유로 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란죄가 위험범이라 하더라도 양형은 범행 경과와 실행 양태, 구체적 위험의 현실화 정도 등을 종합해 재량으로 정하는 영역인 만큼 자제'나 '미완'의 사정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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