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안심병원 50개소로 확충, 재가서비스 한도 확대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가 치매주치의제를 확대하고 치매 환자 재산관리 지원 등 치매에 대한 국가 관리를 강화한다. 보건복지부는 국가치매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은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민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목적이다. 치매는 장시간 돌봄을 요구해 보호자의 돌봄 소진과 경제 활동 단절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3월 기준 치매역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환자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진단자가 증가하고 있다. 추정지매환자 수는 지난해 97만명이며 2030년 121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추정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수도 지난해 298만명에서 2030년 368만명으로 증가 예상이다. 그간 정부는 4차례 치매관리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치매안심센터 전국 설치, 장기요양 치매등급(5등급·인지지원등급) 신설, 중증치매 산정 특례제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제5차 종합계획을 통해 치매 조기예방과 치료체계를 강화한다. 살던 곳에서 전문적인 치매 치료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 대상 지역을 단계적으로 늘려 2028년 전국으로 확대 시행한다. 2024년 7월 시범사업으로 도입한 치매관리주치의는 지역사회에서 치매환자의 치매 증상과 전반적인 건강 문제를 통합 치료·관리하는 의사다. 올해 치매관리주치의 시스템을 구축해 치매 환자에게 필요한 지역사회 서비스 연계를 강화한다.
행동심리증상(BPSD)을 수반하는 치매환자를 전문 치료하는 치매안심병원을 현재 25곳에서 2030년 50곳로 늘린다. 치매 원인과 환자별 중증도가 다른 점을 고려해 맞춤형 진료가 가능하도록 2028년까지 원인별(알츠하이머 등)·중증도별(경증, 중증 등) 진료지침을 개발해 의료기관에 적용한다. 행동심리증상은 공격성, 망상, 배회 등 치매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행동정신증상을 말한다. 재택의료센터 기능도 강화한다. 재택의료센터는 거동 불편 수급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 지원을 위해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함께 방문진료, 간호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재택의료센터 의료진 대상 치매 교육과정을 확충하고 복지서비스가 필요할 경우 치매안심센터로 연계한다.
치매환자 대상 사기 등 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해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도 오는 4월 시범사업 형태로 도입한다.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 시범사업은 본인 또는 후견인 의사에 따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국민연금공단이 의료비, 필요물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서비스 사용에 지출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치매진단 이후에는 후견인을 선임하고, 후견인이 공공기관과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대상자는 치매환자나 경도인지장애진단자 등 재산관리 위험이 있거나 위험이 예상되는 사람 가운데 기초연금 수급권자다. 경제적 학대 또는 학대 위험이 있는 사람부터 지원하며 올해 750명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시범사업에서는 현금, 지명채권(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 주택연금 등으로 한정하고 이후 단계적 확대한다. 신탁수수료는 무료가 원칙이다. 고액자산가 경우 실비 수준 수수료 부과를 검토한다.
치매 발병 전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민간신탁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신탁재산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금융당국과 추진한다.

치매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법적 의사결정을 돕는 공공후견인 지원 규모를 올해 300명에서 2030년 1900명으로 늘린다. 후견인 후보자 교육과정을 실무 중심 의사결정 지원 내용으로 개편해 전문성을 높인다. 생애 말기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해 치매환자를 위한 사전돌봄계획 가이드라인 제작을 검토한다.
치매 가족 돌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재가서비스 월 이용 한도액 확대를 검토한다. 현재 주야간보호시설 이용 가능일은 최대 12일로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인지지원등급자가치매안심센터의 치매환자쉼터와 장기요양기관의 주야간보호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2026년에 관련 고시를 개정한다. 현재는 함께 이용하지 못한다.
국공립기관·요양병원이 부족한 지역 중심으로 치매전담형 요양시설과 주야간보호시설을 확충한다. 요양시설 내부 치매 친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주거환경 가이드라인을 2027년부터 개발·배포한다. 치매안심센터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초기 치매환자 집중관리서비스' 대상자도 현행 '진단받은 지 1년 이내'에서 경증치매환자로 확대한다.
치매환자 가족과 보호자가 겪는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치매안심센터에서 상담 등 정서지원을 강화한다. 노하우를 쌓은 선배 보호자가 다른 보호자에 돌봄 정보와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기억친구 멘토-멘티’(가칭) 등 노인일자리 모델을 올해 시범운영 후 2027년 전국 적용한다.
고위험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치매 의심 운전자 운전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운전능력진단시스템도 경찰청과 함께 운영한다. 진단시스템을 시범 적용한 뒤 조건부 운전면허제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스란 제1차관(국가치매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은 초고령사회 증가추세인 치매환자 수에 대응해 경도인지장애진단자 등 선제적 예방, 돌봄 부담 완화, 환자 권리보장 등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며 "치매가 있어도 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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