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쟁점은 吳 '대납 인지 여부'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 씨의 1심 무죄 판결이 오세훈 서울시장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명 씨는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에게 세비 절반인 807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핵심 쟁점이었던 '공천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공천을 부탁하고, 윤 대통령이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에게 연락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금품 수수의 대가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명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게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하고,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연락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명 씨의 활동과 노력이 김 전 의원 공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수는 있다"고 봤다. 다만 공천 과정이 당의 공식 절차를 거쳤고, 김 전 의원이 여성 가점 등 자체적인 후보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며 명 씨의 청탁이 공천과 직결되는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명 "여론조사로 당선에 기여" 오 "여론조사 부탁한 적 없어"
이같은 판결은 내달 4일 시작되는 오 시장 재판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10차례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비용 3300만 원을 사업가 김한정 씨가 대신 납부하도록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명 씨는 자신이 오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만들어 서울시장 당선에 기여했다고 주장해 왔다. 오 시장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한 적이 없으며,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라고 반박했다.
법무법인 혜인 김배년 변호사는 "창원지법이 명태균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것은 명 씨에게 일정 부분 영향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공천에 결정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오 시장 사건 역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하거나 비용을 대납하게 한 사실이 없고, 명 씨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은 오 시장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명 씨와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사실관계와 공소 구조가 달라 동일선상에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명 씨 사건의 경우 김 전 의원에게 절반의 세비를 받은 당사자인 명 씨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는지와 공천의 대가성, 명 씨가 공천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이 핵심 쟁점이었다.
반면 오 시장의 경우 후원자인 김한정 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부담하도록 했다는 이른바 '대납'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오 시장 선거 캠프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부시장이 여론조사 진행에 관여했고, 김 씨가 10여 차례 여론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명 씨가 운영한 여론조사업체에 대신 지급했다고 보고 있다. 김 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올릴 보고용 여론조사로 개인적으로 의뢰한 여론조사일 뿐, 오 시장의 대납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재판 과정에서 '오 시장이 김 씨에게 여론조사비 대납을 요구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익명의 한 변호사는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것은 명 씨가 받은 세비의 법적 성격이 정치자금이나 공천의 대가로 보기 어렵고, 명 씨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이 주된 이유"라며 "오 시장 사건은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김한정 씨가 대납했다는 점이 공소사실의 핵심인 만큼, 이번 판결이 오 시장 사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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