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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불붙인 '설탕 부담금'···가격만 올려 저소득층 피해 우려도
세금과 달라···지역의료, 질병 예방 사용
기업의 가격 전가 대안·사회적 합의 관건


5일 성인병을 유발하는 설탕 과다 사용 식품에 건강부담금을 부과하고 걷힌 재원을 지역의료와 질병 예방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은 이재명 대통령 발언이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필요성과 함께 저소득층 부담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교한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관건으로 꼽힌다. 사진은 2025년 5월 7일 서울대학교병원. /임영무 기자
5일 성인병을 유발하는 설탕 과다 사용 식품에 건강부담금을 부과하고 걷힌 재원을 지역의료와 질병 예방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은 이재명 대통령 발언이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필요성과 함께 저소득층 부담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교한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관건으로 꼽힌다. 사진은 2025년 5월 7일 서울대학교병원.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제기한 설탕 과다 사용 식품에 대한 건강부담금 부과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필요성과 함께 저소득층 부담 문제도 있어 정교한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관건으로 꼽힌다.

5일 국회에는 가당음료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두 건 발의됐다. 두 건 모두 일반재정으로 사용하는 세금이 아닌 건강증진 목적을 위해 특정 원인에 부과하는 부담금 성격이다. 한 건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다. 가당음료 제조·가공·수입업자에 가당음료부담금을 부과해 비만과 만성질환 예방 등 국민 건강을 개선하고 그 재원은 비만 관리사업, 열악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에 사용하는 내용이다. 가당음료는 설탕, 시럽 등 첨가당이 들어간 음료다.

구체적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가당음료 제조·가공업자·수입판매업자가 판매하는 가당음료에 부담금을 부과·징수하는 권한을 부여한다. 첨가당 함량이 100ml 당 5g 이상 8g 미만인 경우 1ℓ 당 225원을 부과한다. 첨가당 함량이 100ml 당 8g 이상인 경우는 1ℓ 당 300원 부담금을 징수한다. 이를 통해 모은 기금은 비만 및 만성질환 등 예방 및 관리연구와 지역·필수·공공의료사업에 쓴다.

지난 3일 보건복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이수진 의원도 관련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은 "세계보건기구는 설탕 과다섭취는 비만·당뇨병·충치 등 주 원인이라며, 건강한 식품·음료 소비를 목표로 보조금 등 재정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며 가당음료 100ℓ 당 첨가당 함량이 1kg 이하일 경우 1000원에서 시작해 20kg 초과 시 최대 2만8000원까지 단계적으로 설탕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 의원실은 해당 법안에 부담금 사용처는 명시돼있지 않지만 대통령의 지역의료 사용 등 언급이 있었던 만큼 추후 국회에서 그러한 용도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 법안들은 최근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설탕부담금 제도를 도입해 걷힌 돈을 질병 예방과 치료, 지역의료 등에 활용하자는 사회적 논의 제안 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설탕부담금은 질병 예방과 지역의료 등 제한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용도제한이 없는 세금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설탕부담금 혹은 설탕세는 국제보건기구(WHO)가 2016년 회원국에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이래 현재 전 세계 120여개국이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영국은 2018년 ‘설탕 음료 산업 부담금(SDIL)’을 도입한 후 과세 대상 청량음료의 설탕 함량이 47% 줄었다. 설탕 함량이 높았던 음료의 65%가 세금 부과 기준 미만으로 성분을 변경했다. 그 결과 영국 시장 청량음료의 89%가 설탕세 부과 기준 미만이 됐다.

특히 영국은 제도 도입 후 8년간 음료 판매량은 13.5% 늘었지만 설탕 판매량은 오히려 39.8% 감소했다. 영국에서 해당 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산업 위축도 일어나지 않았다. 옥스퍼드 대학교 등 연구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영국 청량음료 산업 매출이나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없었다. 2020년 이코노믹&휴먼 바이오로지(Economics & Human Bi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제도 발표 직후 일시적 매출 감소가 있었으나 시행 후 회복세를 보였다. 기업들이 성분조정을 통해 세금 부담을 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에서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같은 거대 기업들이 일부 제품의 설탕 함량을 30~50% 줄이는 성분조정을 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은 "설탕부담금 목적은 설탕 소비를 줄이는 데 있다. 기업이 식품에서 설탕을 줄이도록 제조 방법을 바꾸면 한 푼도 물지 않는다"며 "설탕부담금은 소비자가 아니라 제조 단계에서 설탕 함량을 낮추도록 유도하기 위해 제조사에 물리는 부담금"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0.1%가 첨가당 과다 사용 기업에 '설탕과다사용세'를 부과하는 방식에 찬성했다. 이 조사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12일부터 19일까지 국민 1030명 대상으로 실시했다. 사진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025년 11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0.1%가 첨가당 과다 사용 기업에 '설탕과다사용세'를 부과하는 방식에 찬성했다. 이 조사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12일부터 19일까지 국민 1030명 대상으로 실시했다. 사진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025년 11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국내에서도 설탕부담금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다는 조사가 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0.1%가 첨가당 과다 사용 기업에 '설탕과다사용세'를 부과하는 방식에 찬성했다. 이 조사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12일부터 19일까지 국민 1030명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탄산음료 과세에는 75.1%, 과자·빵·떡류에는 72.5%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담뱃갑 경고문처럼 첨가당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표시 도입에 94.4%가 찬성했다.

다만 설탕 부담금에 대한 우려나 반발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 정도, 부담금 부과 식품 범위, 재원 사용처 등 정교한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관건으로 제기된다.

오세형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장은 "부담금은 세금과 다르지만 기업이 부담금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해 저소득층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이러한 부담금 방법 보다 법인에 대한 건강시설투자세액공제와 개인에 건강식품소비 관련 소득공제를 신설하거나, 건강위해식품 소비자에게 개별소비세를 누진과세하고 건강위해식품 공급자에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공제해주지 않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설탕부담금 제도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공론화와 함께 적합한 방식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설탕부담금은 도입한 나라들이 많고 건강 증진 효과가 있어 도입이 필요하다"면서도 "기업이 부담금을 가격에 전가시킬 것에 대한 대응 방안과 걷힌 재원을 구체적으로 어떤 건강 용도로 사용할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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