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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은 내란" 못박은 법원…윤석열, '한덕수 태풍' 영향권
한덕수 징역 23년…법원 "형법 87조 내란 해당"
법관 독립성, 법조계 "이전 판결 배제 못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열린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열린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법원이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는 내달 19일에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더 중형을 내렸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에 대해 내려진 법원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가 특검 구형보다 더 중형을 선고한 배경에는 12·3 비상계엄을 형법상 내란에 해당한다고 본 판단이 깔려 있다. 특히 과거 내란보다 더 위험한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로 헌법에 따라 보장되는 의회 및 정당제도를 부인하는 내용의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한 것, 군·경을 동원해 국회 및 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하고 출입 통제, 압수수색한 것은 형법 제 87조에 정한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아예 12·3 비상계엄을 '12·3 내란'으로 규정하고 공판 내내 이같이 표현했다. 도 국민이 선출한 윤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이 주도한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라고 정의했다.

이같은 내란의 위헌성 정도는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을 경시하고 내란 행위를 함으로써 국민이 가지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신념 자체를 뿌리째 흔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됐다는 윤 전 대통령 등의 방어논리도 일축했다. 이같은 피해를 막은 힘은 내란 주도 세력이 아니라 '무장한 군인에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서 나왔다고 잘라 말했다.

내란 가담자를 엄하게 처벌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또 재판부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의 폭동이 발생하면, 이로 인해 막대한 인명과 재산상 피해, 사회적 혼란이 초래될 것은 분명하다"라며 "내란 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란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을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군들이 이동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군들이 이동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이에 앞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의 판결도 같은 궤에 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등 혐의 1심 판결문에 12·3 비상계엄 선포와 후속 조치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백대현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의 선포가 뒤이은 계엄군의 배치 및 포고령 등 후속조치와 불가분적으로 이어져 총체적으로 헌법기관을 강압할 수 있는 수단이 돼 이를 폭동으로서의 협박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내란죄의 실행의 착수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의 국무회의 소집과 관련한 행위는 (피고인이 한 이 사건 계엄의 선포 및 후속 조치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내란죄의 실행의 착수 전 단계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형법 87조에 따르면 내란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경우 성립된다. 범행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미수범 역시 기수와 동일하게 처벌된다.

백대현 재판부는 "폭동은 다수인이 결합해 폭행, 협박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내란죄는 폭동행위로서의 집단행동이 개시된 후 국토 참절 또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였는가의 여부에 관계없이 기수로 될 수 있다"라며 "폭동행위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에 이르렀을 경우라야 기수로 되며, 폭행 또는 협박은 최광의의 것으로서 이를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행위를 총체적으로 파악한 개념"이라고 했다.

연이은 12·3 비상계엄에 대한 법원 판단은 윤 전 대통령에게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이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법관의 독립성에도 동일한 피고인과 연속된 사실관계를 다루는 재판에서는 앞선 판결의 의미를 뒤집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이은수 변호사는 "각 법관은 독립해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어떤 판결이 다른 판결에 영향을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이 판결(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은 피고인 윤석열에 대해 내려진 최초 판결이고, 본류 재판 역시 시간적 단절 없이 이뤄진 사실관계에 대한 판결인 만큼, 판결들 사이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인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혜인 김배년 변호사는 한 전 총리의 선고 후 "관련 사건에서 인정된 범죄사실에 다른 재판부도 법적으로 구속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결된 사건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예원 기자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에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지난 1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무장군인 난입과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 등 우리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반국가 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검은 "국민이 받은 충격과 공포, 불안, 상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고, 피고인들이 그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회복이 불가능하다"라며 "자신의 행위가 헌법질서가 중대한 침해를 초래하는 것에 대해 성찰이나 책임 인식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통치 행위라고 견강부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호소용 계엄'이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주권자들이 정치와 국정에 관심을 가지고 망국적 패악에 대해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호소였다"라며 "많은 국민과 청년들에게 비상계엄은 나라의 심각한 상황을 깨우치게 해준 계몽령이 됐으며, 이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불가피한 대통령의 헌법상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내달 19일 열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헌법기관의 권능을 무력으로 배제하려 했는지 여부가 내란죄 성립의 핵심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재판부 선택지는 무죄,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등 네 가지다. 일각에서는 지귀연 부장판사의 재판 운영 방식이 통상적인 관행과는 결이 다른 만큼, 최종 선고 역시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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