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및 교육 여건 개선 위해 불가피
학생들 "학교, 등록금으로 재정 충당 시도"

[더팩트ㅣ사건팀 기자] 서울 주요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강행하면서 학생들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물가 상승 반영 및 교육 여건 개선을 이유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학교 측 입장에 학생들은 일방적 부담 전가라고 반대하면서 학교와 학생 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강대와 국민대는 최근 1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올해 등록금 최대 인상률인 3.19%를 제안했다. 이후 2차 등심위에서 각각 2.5%, 2.8% 인상을 확정했다.
고려대와 연세대, 경희대, 한국외대, 이화여대, 건국대, 동덕여대 등도 등록금 인상 방침을 세웠다. 특히 고려대와 연세대, 한국외대는 3.19%를, 중앙대는 3%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경희대와 동덕여대 역시 학생들에게 등록금 인상 계획을 통보했다.
대학들은 △재정건전성 확보 △등록금 동결 시 학생 혜택 감소 △물가 상승률에 따른 운영비 증가 △교육의 질 유지 등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물가 및 관리운영비 인상 등을 고려해 등록금을 새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 대학들은 점점 줄어드는 학생 수에 따른 등록금을 메꿔야 한다. 대학들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했다.
반면 학생들은 지난해 등록금 인상 후 학생 복지나 교육 환경 개선이 부족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올린 등록금이 도대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눈에 띄게 나아졌다고 느낀 점이 단 하나도 없었다"며 "학생 95.5%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학은 "등록금 인상은 납부 주체와의 충분한 숙의를 통해서만 수용될 수 있다. 지금의 등록금 인상은 어떤 조건도 충족되지 않은 논리 없는 숫자 맞추기"라며 "학교법인은 등록금 인상 부담을 학생에게 전가하지 말고 실질적인 재정 책임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지난 19일 성명문을 내고 "수강 여건과 교육 환경 등 학생이 진정으로 바라는 교육의 질적 개선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학생은 학교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인상된 등록금이 실제로 누적된 효과를 발휘할 시간조차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높은 인상률을 정당화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화인 2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7.7%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며 "대학본부는 정부 지원금 확보나 법인 책임 촉구를 통해 자구책을 모색하고 학생 등록금으로 재정을 충당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경희대와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재학생 대상 등록금 인상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성균관대와 한양대, 홍익대, 세종대 등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대학들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 대학은 등록금 인상률을 놓고 학생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학교 측과 논의가 불발되거나 등록금 인상안이 확정될 경우 학교와 학생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일부 대학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등록금을 유지하고, 인상률을 최소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등록금 동결을 주장하면서도 학교 측에 구체적인 등록금 인상과 인상에 따른 구체적 사용 계획안, 학생 대상 설명회 등을 요구하며 협의 중이다.
덕성여대 총학생회는 학부 장학금 편성과 노후화된 교내 건물 리모델링 등을 요구했다. 경기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2%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한 총학생회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될 등심위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심의 과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할 것"이라며 "등록금 인상 시 학교 본부가 이행할 사업에 대한 확약을 받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대학 등록금은 매년 1~2월 교직원과 학생 등으로 구성된 등심위를 통해 결정한다. 대학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직전 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2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올해 최대 등록금 인상 상한은 3.19%다. 지난해 7월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등록금 법정 상한이 물가 상승률의 1.5배에서 1.2배로 하향 조정되면서 올해 등록금 인상률은 지난해(5.49%)보다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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