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사회
세력 과시용 '윤 어게인' 집회…뻥튀기 신고에 경찰력 낭비
윤 지지자들, 최대 200배 부풀려 신고
신고는 자유지만…관리는 공적 부담
"집회의 자유 악용…집시법 보완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팻말을 들고 윤 전 대통령을 연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팻말을 들고 윤 전 대통령을 연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죄 재판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지지자들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일대 집회 '뻥튀기' 신고가 반복되고 있다. 집회 신고 인원과 실제 참가 인원이 많게는 200배까지 차이 나지만 제재할 장치가 없어 공권력 낭비는 물론, 치안 공백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결심 공판이 열린 지난 9일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구성된 자유대한국민연대와 자유와희망은 2300명 규모로 집회를 신고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 모인 인원은 20여명에 불과했다.

윤 전 대통령 측 재판 지연으로 결심 공판이 다시 열린 지난 13일에도 자유대한국민연대는 2000명으로 집회를 신고했으나 실제 참석자는 10여명에 그쳤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혐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지난 16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자유대한국민연대와 신자유연대는 2000명씩 총 4000명 규모로 집회를 신고했으나 실제 참석자는 170여명에 머물렀다.

지난 9일 자유대한국민연대가 서울중앙지법 인근 정곡빌딩 남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의자를 설치했으나 곳곳이 빈 자리로 남아있다. /정인지 기자
지난 9일 자유대한국민연대가 서울중앙지법 인근 정곡빌딩 남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의자를 설치했으나 곳곳이 빈 자리로 남아있다. /정인지 기자

경찰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신고 인원에 맞춰 경력을 배치했다. 지난 16일 서초동 일대에는 기동대 12개 중대가 투입됐다. 1개 중대당 50~60명 규모임을 감안하면 700명 안팎의 경력이 민생 치안 대신 집회 현장 대응에 나선 것으로 집계된다.

경력뿐만 아니라 비용적으로도 낭비라는 지적이다. 기동대 경력 1인당 하루 관리 비용을 10만원으로 잡을 경우 이날만 7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관할 경찰서 차원의 집회 관리 비용까지 더해지면 낭비되는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아울러 집회 주최 측이 차도 사용을 신고할 경우 경찰은 교통 통제와 질서 유지를 위한 경력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차도가 통제되면 시민 불편은 물론, 인근 상권의 영업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세력 과시를 위해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들도 실제 참가 인원이 턱없이 적다는 걸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고 인원을 부풀리는 모습이었다. 자유와희망 측 관계자는 지난 9일 집회 현장에서 "이렇게 인원이 적으면 집회를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며 "최소 50~100명은 돼야 집회를 지속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선고를 앞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이 경찰차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새롬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선고를 앞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이 경찰차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새롬 기자

경찰은 신고 인원과 실제 참가 인원에 차이가 있더라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경력을 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에 따른 교통 관리까지 모두 무상으로 제공되는 구조"라며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가 본래 취지와 다르게 악용되고 있다는 문제 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집회 신고 인원을 부풀려도 제재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옥외 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목적과 일시, 주최자, 참가 예정 단체와 인원, 시위의 경우 진로와 약도 등을 집회·시위 예정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까지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되면 주최 측에 집회 시점과 장소, 방식 등을 사전에 확인한다. 과거 집회 이력 등도 파악해 예상 인원을 추산한다. 하지만 신고 인원이 실제 참가 인원과 달라도 이를 막을 수 있는 규정은 없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나 폭행 등으로 위해를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만 금지될 뿐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집회 인원을 부풀려 신고하는 행위는 성숙한 시민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잘못된 행동"이라며 "오차 범위를 정해 누가 보더라도 차이가 나는 허위 신고가 반복될 경우 집회·시위 주최를 규제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등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nj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