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구형을 나흘 앞두고 진행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특검팀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증언을 이어갔다.
김 전 장관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해온 대로 국민에게 거대 야당의 횡포와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취지다.
김 전 장관은 "주말인 11월 24일 윤 전 대통령이 그날따라 시국에 대한 걱정 강도가 높았던 걸로 기억한다"라며 "거대 야당의 패악질이 선을 넘었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께서 참을 만큼 참았다고 하셨다"라며 "더 이상 방치하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고, 나라가 망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하니, 계엄에 필요한 사항들을 검토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전부터 번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계엄을 준비했다고 보고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에 최소한의 병력만 투입하라고 지시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적게는 2만~3만명, 많게는 5만~6만명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더니, 대통령께서 그렇게 많은 병력을 투입하는 계엄 말고 다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나라가 위기에 빠진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고 핵심이니, 그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싶다고 하셨다"며 "그래서 3000~5000명 정도가 가능하다고 보고했더니, 그것도 많다며 수백 명 수준을 언급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그게 무슨 계엄이냐'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특검팀 공소사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국회가 12·3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직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지하 벙커 결심지원실(결심실)에서 김 전 장관이 국회에 병력을 500명 정도 보냈다고 보고하자 "그것봐, 부족하다니까. 1000명은 보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두세 차례 선포하면 된다'는 취지의 말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보고하자, 흔쾌히 즉시 철수시키라고 말씀하셨다"라며 "만약 그런 상황이었다면 철수를 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돼도 2번, 3번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수방사 장교의 증언과는 배치된다.
윤 전 대통령이 이른바 '체포조' 운영을 놓고 자신을 질책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김 전 장관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포고령 위반 우려가 있는 등 관심이 필요한 인물에 대한 명단을 불러줬고, 이는 동정 파악을 위한 일반 업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전화로 '방첩사령관에게 준 명단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동정을 파악해 보라고 했다고 답하자 '안 해도 되는 불필요한 일을 한 것 같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다만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법정 증언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며 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체포 명단'을 들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9일 특검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을 듣는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1심 선고는 내달 초중순께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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