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소망은 '물가 안정'…"마이너스 인생 이제 그만"

[더팩트ㅣ이라진·이윤경·김명주 기자] 폐업 사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새해에도 고물가 시대를 맞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한목소리로 하루빨리 물가가 안정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폐업을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폐업 신고의 이유로는 50만6198명이 '사업 부진'을 꼽았다.
자영업자들은 연말연시 특수도 옛말이라고 입을 모았다. 요즘엔 되레 손실이 나는 상황이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전통시장에서 떡집을 운영 중인 윤모(68) 씨는 "20년간 가게를 운영했는데 코로나19가 터졌을 때보다 장사가 더 안 된다"며 "하루에 겨우 10만원어치 팔 때도 많다"고 푸념했다.
윤 씨는 떡을 쉴 새 없이 포장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새벽 4시에 나와서 일찍 들어가도 오후 7시인데 예전엔 손님이 있으니까 이렇게 힘들진 않았다"며 "가게 월세도 겨우 낸다. 말로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 내 다른 상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체감온도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밖에 나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찾는 사람들은 뜸했다. 담요를 덮고 보온병에 담긴 차를 마시며 저마다 추위를 견뎌내는 모습이었다. 곳곳에 문이 닫힌 가게 앞에는 빈 상자만 가득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축산 소매업을 하는 김모(58) 씨도 "8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데 다들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납품하는 식당도 줄었다"며 "매출이 작년 대비 20%는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예전엔 연말연초가 되면 평월 대비 15~20% 매출이 늘었는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이익이 나는 게 아니라 손실이 나는 상황"이라며 "고정 비용은 정해져 있는데 경제적 부담이 크다. 오른 환율이 물건값에 반영돼 납품하는 가게들에서는 일부 생선 메뉴를 아예 빼버리는 곳도 있다"고 했다.
물가 상승으로 매출에 타격이 크다는 토로도 잇따랐다. 10년 넘게 반찬 가게를 운영한 최모(61) 씨는 "작년보다 매출이 30% 줄었다"며 "사람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물가가 올라 더 힘들다"고 전했다.
김 씨도 "수입육을 많이 판매하는데 고환율로 10%정도 올라 타격"이라고 했다. 윤 씨 역시 "세금이고 수도, 전기, 가스 요금은 다 올랐는데 매출은 떨어져 겨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12년 가까이 수산물 도매업을 하는 김모(62) 씨는 "납품 가게 폐업에 물건값도 오르면서 연초 대비 매출은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들은 새해 소망으로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윤 씨는 "어렵게 몸으로 떼워서 먹고 사는 사람들 장사가 좀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 씨는 "장사가 더 잘 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유지만 돼도 좋을 것 같다"며 "물가 안정만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물가 안정에서 나아가 물가가 내렸으면 좋겠다. 원재료 가격들이 싸져 소비자 부담도 줄고 소비 심리 위축도 막을 수 있겠다"면서 "장사가 잘 되는 것도 좋지만 먹고 살 정도로 유지만 돼도 좋겠다. 자영업자들이 마이너스 인생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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