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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청년 160만' 취업은 더 서바이벌…"그래도 새해는 다 잘 됐으면"
채용 과정 4개월 걸렸는데, 탈락에 좌절
면접 기준·채용 일정 불투명 지적도
"새해엔 안정적 직장 갖길" 한목소리


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을 하지 않는 '쉬었음' 20~30대는 158만900명을 기록했다. /이새롬 기자
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을 하지 않는 '쉬었음' 20~30대는 158만900명을 기록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사건팀] '쉬었음' 청년 160만 시대를 맞았다. 신입뿐만 아니라 경력직도 취업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복잡하고 긴 채용 절차는 물론, 불투명한 기준 등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20~30대 청년들은 새해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을 하지 않는 20~30대는 158만900명을 기록했다. 실업자 35만9000명, 취업준비생 51만1000명,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는 71만9000명을 합친 숫자다. 이는 지난해보다 2만8000명 늘어난 것으로, 코로나19 시절이던 지난 2021년 173만7000명 이후 최대 규모다.

'중고 신입' 증가도 쉬었음 청년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채용 플랫폼 캐치가 최근 3년간 이직을 시도한 경력자 83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6%는 신입으로 취직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7~2006년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 취준생 19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0%가 목표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중고 신입 전략'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디자인 직무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 다시 일을 구한지 4개월가량 된 주모(25) 씨는 "계약직이라 월급도 많지 않았고 정규직이 아니다 보니 고용 안정성도 떨어졌다"며 "수입이 없어 유튜브 편집 일 등을 부업으로 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원하는 직업도, 준비 기간도 제각각이지만 쉬었음 청년들은 모두 취업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복잡하고 긴 채용 절차는 물론, 불투명한 기준 등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20~30대 청년들은 새해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원하는 직업도, 준비 기간도 제각각이지만 쉬었음 청년들은 모두 취업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복잡하고 긴 채용 절차는 물론, 불투명한 기준 등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20~30대 청년들은 새해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경력직 증가로 신입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도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다. 건설사 취업을 준비 중인 이모(29) 씨는 "업계가 불황인 이유도 크지만 건설사들이 경력자 위주로 채용한다"며 "업계 내 다른 직종까지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을 준비 중인 채모(25) 씨는 "채용 시 거주 지역이나 근무 가능 지역 등을 고려하는데 더욱이 경력직을 뽑는 곳이 많다"며 "실제 신입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고 아쉬워했다.

원하는 직업도, 준비 기간도 제각각이지만 쉬었음 청년들은 모두 취업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채 씨는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1년 정도다. 지금까지 10곳에 서류를 접수했지만 번번이 막혀 면접을 보지도 못했다"며 "(취업 시장이) 작년과 비슷하게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최근 사고도 많아 위축된 업계 분위기가 채용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문이 더 좁아진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취업난의 이유 중 하나는 복잡한 면접 절차다. 오랜 절차를 거친 끝에 최종 탈락할 경우 충격은 2~3배 크다. 모 업체는 무려 4개월에 걸쳐 서류부터 인적성검사, 실무면접, 실기 테스트, 임원 면접, 레퍼런스 체크, 회장단 면접까지 총 7단계의 채용 과정을 거쳤다.

주 씨는 "채용 과정 중에 없던 실기 테스트가 추가됐다"며 "불합격 통보를 받고 지난 몇 개월을 헛되이 보냈단 생각이 들었다. 채용 과정이 길었다 보니 무력감도 들었다"고 했다. 2년 째 승무원을 준비하는 안모(26) 씨도 "7군데 정도 서류를 넣었고 최근엔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며 "너무 허탈했고 다시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단 생각에 좌절했다"고 하소연했다.

취준생들은 모두 새해에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적인 경력을 쌓아가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뉴시스
취준생들은 모두 새해에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적인 경력을 쌓아가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뉴시스

채용 절차가 깜깜이라는 지적도 있다. 안 씨는 "면접 기준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운이 따라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주 씨는 "채용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 선발 인원과 채용 일정 등을 사전에 공개하면 시간 낭비를 덜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갈수록 더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것도 부담이다. 안 씨는 토익과 토익스피킹 영어 자격증이 있지만 추가로 중국어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주 씨 역시 최근 국비 지원되는 3D 그래픽 관련 온라인 무료 강의를 신청해 수강 중이다. 이 씨는 "이력서 한 줄이라도 더 쓰기 위해 졸업을 유예하고 학교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실습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모두 새해에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적인 경력을 쌓아가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주 씨는 "요즘 '쉬었음' 청년이 많다고 하지만 누구나 더 좋은 기업에 가고 더 좋은 연봉을 받길 원하기 때문에 오래 걸려도 그만큼 투자하겠단 의미인 것 같다"며 "일하는 만큼의 연봉을 받으며 안정적인 직장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새해엔 정말 취직이 됐으면 좋겠다. 모든 취준생들이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 씨는 "내년에는 꼭 원하는 항공사에 취직해 취업난에서 벗어나고 승무원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고, 채 씨 역시 "내년에는 원하는 직무로 취업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성을 쌓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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