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 정책을 더욱 빛내주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바로 '디자인'. 디자인은 단순히 보이는 형태를 아름답게 꾸미는 수준을 넘어, 정책이 시민에게 정확히 전달되고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숨은 성공의 열쇠다. 정책의 본질이 아무리 훌륭해도, 시민이 인지하지 못하면 효과는 반감된다. 이에 서울시는 행정 전반에 디자인을 결합하는 전략적 접근을 지속해왔다.
그 대표적 성과가 바로 올해 런칭된 서울 대중교통 통합브랜드 'GO SEOUL(고서울)'이다. 버스·지하철·따릉이·한강버스를 하나의 시각 언어로 통합한 이 브랜드는 행정 디자인이 시민 일상의 체감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증명한 최신 혁신 사례로 평가된다.
◆'GO SEOUL'의 탄생…분절된 교통 체계를 하나로 묶다
서울의 대중교통은 빠르고 편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각 교통수단의 브랜드와 디자인이 제각각이어서 시민이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특히 기후동행카드의 이용 범위가 넓어졌음에도, 이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가 없어 통일된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지난 2월 발표된 'GO SEOUL'은 서울 대중교통 혁신의 새로운 상징이 되었다. 브랜드는 'GO'라는 역동적 키워드에 기후동행카드의 상징이던 무한대(∞) 기호를 결합해, 끊임없이 연결되고 발전하는 서울 교통의 이미지를 담았다. 런던의 라운델(Roundel), 파리의 RATP처럼 도시를 대표하는 교통 아이콘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기대된다.
브랜드 적용 범위는 기후동행카드로 탑승 가능한 네 가지 교통수단(버스·지하철·따릉이·한강버스)이다. 'GO BUS', 'GO METRO', 'GO BIKE', 'GO RIVER'로 로 변환해 활용하는 방식이며, 따릉이·한강버스처럼 기존 브랜드가 강한 교통수단에는 병기하여 외국인과 관광객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론칭 직후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10만 장을 보급했고, 시내버스 3278대, 정류소 161곳, 지하철 시청·잠실역, 한강버스 선착장, 따릉이 바구니 패널 등에 순차 적용하며 체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20초·40초 홍보 영상, 포스터·굿즈 제작, 시민 참여형 AR 캠페인 등 다양한 홍보 활동도 병행된다.

◆정책의 숨은 해결사…디자인 행정서비스 & 공공디자인 컨설팅
'GO SEOUL'이 가능했던 이유는 서울시가 오랫동안 쌓아온 디자인 행정 인프라 덕분이다. 2017년 시작된 디자인 행정서비스는 디자인 전문 인력이 부족한 부서를 지원해 정책 시각 자료를 개선하는 제도다. 매년 15건 내외의 디자인 개발과 수시 자문이 이뤄지며, BI, 홍보물, 시각 적용 등 정책의 얼굴을 다듬는 역할을 한다. '외로움 없는 서울', '서울형 정원처방' 등 시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이 이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반면 시민의 안전과 편리와 직결되는 실질적 공간·시설물 디자인을 다루는 것은 2022년 도입된 공공디자인 컨설팅 서비스다. 매년 6건 내외의 사업을 선정해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을 참여시키고, 수시 자문도 병행한다. 지난해에는 9건의 디자인 개발과 9건의 자문이 이뤄졌으며, 광화문 AI 도슨트 QR 안내판이 '디자인 협력상'을 수상하는 등 현장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두 서비스는 각각 소프트웨어(정책 시각화)와 하드웨어(공공공간 개선)를 맡으며, 행정 내부에서 디자인이 정책 실행력을 높이는 전략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부산, 해외까지…확장되는 디자인 협력
서울의 디자인 정책은 이제 도시 내부를 넘어 다른 지방정부, 더 나아가 해외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부산 상생협력 협약 이후 두 도시는 공공디자인·도시경관·디자인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부산 워크숍, 온라인 협력회의 등이 진행되었고 11월에는 부산에 '펀 벤치'가 설치됐다.
올해 신규 추진된 디자인서울 글로벌 동행 사업은 서울서체·서울색을 활용해 해외 우호도시 박물관·미술관에 한글 안내 리플릿을 제공하는 공공문화 외교 프로젝트다. 몽골국립박물관에는 몽골 전통 가축 이미지를 활용한 청색 리플릿이, 라오아트뮤지엄에는 목재 유물의 따뜻한 색을 반영한 황색 리플릿이 보급되어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에는 대상 도시가 3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디자인 행정 모델을 기반으로 도시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며, 앞으로도 교통·공공시설·국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로 디자인 협력을 넓혀갈 계획이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좋은 정책이 시민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정책 분야에 디자인을 접목해 시민 일상에 변화를 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