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한 달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나는 꼭 배신당한다'고 말하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한 달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나는 꼭 배신당한다'고 말하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5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고 이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9일 국방장관 공관 2층 식당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저녁 식사를 했고, 중간에 윤 전 대통령이 합류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많은 사람에게 배신당한다', '나는 꼭 배신당한다'며 한 전 대표 이름을 호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뭔가 추진하면 다 반대하고,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쓰니 뭘 해도 힘이 안 난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잘못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모임에서 부정선거를 언급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선거를 믿을 수 없다', '국민들이 잘 믿지 못하게,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곽 전 사령관이 '한동훈을 잡아 와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윤 전 대통령이 말했다는 증언 내용을 두고는 "당시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기억에 없다"며 "제가 화장실에 갔을 때 그런 상황이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기억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곽 전 사령관은 지난달 3일 같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0월1일 국군의날 행사를 마친 뒤 가진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을 잡아 와라. 내가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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