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전부터 계엄 준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조은석 특별검사는 15일 "윤석열 등은 2023년 10월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고, 군을 통해 무력으로 정치활동 및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국회를 대체할 비상입법기구를 통해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통해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했으나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실패했다"며 "이에 윤석열, 김용현, 노상원, 여인형 등은 국회에서 이뤄지는 정치활동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행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조 특검은 비상계엄이 2023년부터 준비될 수 있었던 조건으로 대통령실과 관저의 용산 이전을 꼽았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취임과 함께 대통령실을 용산 군 기지 내 합동참모본부 청사 옆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관저를 한남동으로 이전했다. 대통령이 군지휘부와 함께 군 기지 내에 위치하게 됐고, 대통령과 경호처장 지척에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 공관 등 주요 군 지휘부의 공관이 위치함에 따라 대통령과 군이 밀착되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조 특검은 "윤석열은 김용현과 수시로 만나면서 계엄을 준비한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으로부터 압수한 수첩과 방첩사령관 여인형의 휴대폰 메모 등 객관적 물적자료와 관련자들의 진술을 통해 2024년 4월 제22대 총선 훨씬 전부터, 윤석열은 김용현과, 김용현은 노상원 그리고 여인형과 비상계엄을 순차 모의하고 준비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은 2023년 10월 군 인사를 앞두고 ‘육군참모총장, 방첩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등 군 인사방안과 비상계엄 시 진압군이 될 수 있는 9사단과 30사단에 대해 논의했고 2023년 10월 이후 논의한 대로 육군참모총장 박안수, 방첩사령관 여인형, 9사단과 30사단을 관할하는 지상작전사령관이 보임됐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시기를 결과에 상관없이 총선 후로 확정한 뒤 비상계엄에 동원할 여인형, 이진우, 곽종근 전 사령관을 상대로 비상계엄 필요성을 공유시켰다는 게 조 특검의 설명이다.
조 특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2024년 7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들른 하와이에서, 동행한 강호필 합참차장에게 ‘한동훈은 빨갱이다. 군이 참여를 해야되는 것 아니냐’며 한동훈에 대한 적개심과 비상계엄의 필요성을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은 2024년 9월 9일 정보사 관계자를 직접 접촉해 ‘특수요원 중 사격 잘하고 폭파 잘하는 요원 7∼8명 선발’을 요청하는 등 인력 차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할 목적으로 2024년 10월부터 다양한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실행했다고 봤다.
조 특검은 "합참의 소극적 태도, 우크라이나 파병 등으로 북한이 무력대응을 하지 않아 비상계엄 명분 확보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에 윤석열 등은 당시 정치 상황을 활용해, 행정과 사법기능 마비 등 계엄선포 사유가 없는데도 야당의 입법 및 공직자 탄핵과 예산 편성을 행정과 사법기능을 마비시키는 내란에 해당하는 반국가행위로 몰아 반국가세력을 신속히 척결한다는 명목으로 2024년 12월 3일 심야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조 특검은 "윤석열이 신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거스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통해 제거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6월 29일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면서 집권당을 ‘거대 의석을 가지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규정했고 2022년 11월 2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하는 자리에서 ‘비상대권이 있다. 총살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싹 쓸어버리겠다’라며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사실에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2024년 7월 강호필 합참 차장에게 자신이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국민의 힘 당 대표 한동훈을 ‘빨갱이’라고 말하고, 2024년 10월 1일 군사령관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는 ‘한동훈을 잡아오라. 총으로 쏴 죽이겠다’라고 말했다고도 강조했다.
조 특검은 "우리 국민은, 1980년 전두환·노태우 세력의 합수부가 권력찬탈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반대세력을 영장없이 체포·감금하고 고문으로 사건을 조작한 역사를 생생해 기억하고 있다"며 "결국 윤석열은 2024년 4월 총선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하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군을 통해 무력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2024년 12월 전후의 정치상황을 국정마비로 내세워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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