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시스템 한계…수능킬러문항 방지법 통과해야"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불영어' 논란을 빚은 영어 독해지문 최고 난이도가 현재 고등학교 학습 수준을 5년 가량 뛰어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수능 영어 독해지문 공동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영어 독해지문의 최고 난이도는 미국 13.38학년 수준이다. 해당 수준은 미국대학 1학년 1학기 후반 정도의 학업 성취도를 의미한다. 수능 시험 범위인 영어Ⅱ 교과서 4종의 최고 난이도인 미국 8.45~11.05학년 수준보다 최대 약 5학년 높다.
난이도 비중을 살펴보면 2026학년도 수능 영어 독해지문은 40%가 교과서 수준을 넘어서는 미국 11학년 이상 수준이었다. 영어Ⅱ 교과서 본문 지문은 4종 모두 80% 이상이 미국 10학년 이하 난이도였지만 수능에 나온 교과서 수준 지문은 60.72%에 그쳤다.
EBS에서 공개한 오답률 70% 이상 문항은 총 6개 난이도 분석 결과 평균 미국 11.86학년으로, 모두 영어Ⅱ 교과서 4종의 최고 난이도 지문의 평균인 미국 9.96학년(미국 고1)을 넘어섰다.
어휘면에서도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단어가 다수 발견됐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정하는 영어Ⅱ 사용 가능 어휘수는 2500개다. 이를 벗어난 수준의 어휘가 수능 지문에 나올 경우 주석을 달게 돼 있다. 그러나 독해 지문 총 25개 중14개(56%)에 주석이 달려 있었다. 많은 주석이 달리면 제한된 시간 내에 풀어야 하는 수능 특성상 난이도가 올라갈 수 있다.
사걱세는 "독해지문의 전반적인 난이도와 비중, 어휘 등을 보면 수능 시험은 시험범위로 지정돼 있는 영어Ⅱ 교과서 수준을 확연히 벗어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2018년도부터 도입된 절대평가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능 영어 영역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한 목적은 수험생 부담을 완화하고, 고교 영어 교육을 실용적인 영어 활용 중심으로 개편하는 데 있다.그러나 올해 수능 영어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3.11%다. 상위 4%에게 1등급을 부여하는 상대평가 기준과 비교해도 0.9%포인트(p) 낮다. 난이도 조절 실패로 교육 현장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원장이 사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사걱세는 2026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도 전체 46개 문항 중 3개(6.5%)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교육부와 평가원의 현행 수능 출제 시스템을 가지고 학교교육만으로 대비 가능한 수능 출제를 할 수 없음이 명백해졌다"는 진단이다. 이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수능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고난도 '킬러문항' 출제를 금지하는 '수능킬러문항 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수능은 학교교육으로 대비할 수 없다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종식시키고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낮춰 민생경제의 안정 또한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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