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대개조의 첫 민간 신호탄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구로·가산디지털단지(G밸리)가 산업·생활·녹지가 결합된 미래형 복합도시로 본격 재편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발표한 '서남권 대개조 구상'의 핵심 과제에 따라 장기적으로 회색도시 이미지가 굳어진 G밸리를 녹지·여가 중심의 산업생태계로 전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교학사 부지를 방문해 준공업지역 제도개선을 적용한 첫 민간개발 사업을 현장에서 점검했다. 그는 "G밸리는 젊은 세대가 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녹지와 여가공간은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이번 개발을 "새로운 도시계획 패러다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1960년대 국가수출산업단지, 2000년대 IT 산업단지로 성장해온 G밸리는 전체 면적 192만㎡ 중 공원·녹지가 0%에 불과하다. 150여 개 공개공지가 사실상 녹지 역할을 대신해 왔으며, 지원시설 비중도 10.7%로 타 산업단지 평균(20~30%)에 크게 못 미친다.
서울시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G밸리 내 저이용 공공부지와 노후 공장부지 등 5개소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왔으나 실질적 개발은 정체돼 있었다. 이번 교학사 부지 개발은 그 정체를 뚫는 첫 민간 투자 사례다.
교학사 부지 1만5021㎡에는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의 주거·업무·전시장·갤러리·체육시설·공공도서관이 결합된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산업단지 지침상 의무공개공지(15%)를 넘어선 28% 녹지형 공개공지가 확보되며, 시민과 근로자를 위한 공공기여시설로 제공된다.
서울시는 공원녹지가 전무한 G밸리 특성을 고려해 가로숲·띠녹지 등 도시형 녹지축을 확충한다. '가로숲' 조성으로 체감 녹지량을 기존 7520㎡에서 4만7660㎡로 6배 이상 확대하고, 노후 공개공지 118곳은 민간 협력으로 '공유정원' 형태로 재정비한다.
G밸리 인근 가리봉동에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공공재개발 등 8개 사업이 추진되며, 공원·녹지 확보 및 보행 연결체계를 통해 도시 단절을 해소한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는 직장인을 위한 휴식·활력 공간인 '펀스테이션'이 조성되고, '아래숲길' 사업과 연계해 실내정원·녹색 휴식공간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G밸리가 녹지와 문화·여가가 결합된 산업도심으로 변모하면 근로자 휴식과 교류가 늘어 창의적 협업환경이 조성되고, 산업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 시장은 "서남권을 대표하는 녹지 생태도심으로 조성해 산업의 첨단성과 생활환경의 품격을 함께 갖춘 새로운 도시 모델을 완성하겠다"며 "근로자와 시민이 일하면서도 삶의 질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G밸리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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