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일 오후 1시(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출장 중에 '쿠알라룸푸르 카프리 모닝(KL Car-Free Morning)' 국내 도입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풀만 호텔에서 열린 '한국유학생 동문회 간담회'에서 "말레이시아 일요일 아침 도심에서는 카프리 모닝이 열린다"라며 "아침 7시에 트윈타워 앞에서 쿠알라룸푸르 시민들이 어떻게 일요일 아침을 건강하게 맞이하는지 직접 체험하고 봤는데, 굉장히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 시장은 "서울 휴일 아침에 카프리 모닝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말레이시아보다 더 많은 서울시민들이 도심에서 달리기 를 할 것 같다"라며 "내년 봄부터 시범사업을 거쳐, 도심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년 봄 한국에서도 카프리 모닝을 보시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밝혔다. 오 시장의 발언에 간담회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 시장은 "내년 봄 오전 7~9시 시범 운영을 통해 시민 반응을 보겠다"며 "오전 9시 전에 마무리해 교통 영향을 최소화하고, 차로도 절반은 열어 차량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카프리 모닝은 말레이시아 수도 한복판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해 시민들이 걷기·러닝·조깅·사이클링·인라인 스케이트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대표적 보행·친환경 프로그램이다. 매달 첫째 주와 셋째 주 일요일 아침 7시~9시 운영되며, KLCC(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인근 주요 도심 구간 약 7km가 전면 차량 통제된다. 주민과 관광객 누구나 별도 등록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또 오 시장은 서울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전세계 여러 기관이 서울을 도시 경쟁력 순위 6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금융도시, 창업하기 좋은 도시,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도 최근 10위권 안에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젊은 층, 학생들이 공부하러 가고 싶어하는 도시로 서울이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대표단과 AGIKO 동문 70여 명이 모여 상호 교류하고 미래 협력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아지코는 국내 대학·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한 동문 2900여 명으로 구성된 전문 인재 네트워크로, 한국과 말레이시아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잠브리 아지코 동문회장은 "동남아와 말레이시아 문화를 서울에 보여주고 싶다"라며 "교육 관광, 문화교류를 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 지원, 언어 교환 등 한국과 말레이시아 관계를 위해서 서울에 아지코 하우스가 필요하다"라며 "우리의 관계를 위해 시장의 리더십으로 서울이 언젠가 이런 꿈을 지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문들은 간담회에서 서울과의 지속적 교류를 통해 양국 인재 네트워크를 기대했다.
말라야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업리 씨는 "서울은 초·중등학교에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고 있지만, 대학 단계에서는 협력이 부족하다"며 "서울시립대가 시청 관할 대학인 만큼, 한국어 교육 확대 계획이나 말라야대학 등과의 협력 가능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오 시장은 "글로벌센터에서 무료 한국어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서울시립대에서도 한국어 교육 확대도 검토해 외국인 학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말레이시아 내 한국 유학 동문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동문 커뮤니티와 협력해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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