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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vs 불' 오락가락 난이도…대통령도 고개 숙인 수능
'통합수능' 2022학년도부터 최근까지 2년마다 '불수능'
만점자 없던 2002학년도 수능...김대중 대통령 "유감"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수험생들이 5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수험생들이 5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2026학년도 수능 만점자는 5명으로 전년(11명)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난이도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 전환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139점, 6.22%)와 비교하면 큰 폭이다.

물수능·불수능을 가르는 공식 기준은 없다. 대체로 만점자가 얼마나 나왔느냐, 국영수(2018년도부터는 국·수) 과목의 표준점수가 어느 정도냐를 두고 판단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통 해당 과목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0점대 초반인 경우는 쉬운, 140점 이상인 경우 어려운 시험으로 본다.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난이도를 살펴보면 두 해에 한 번 꼴로 '불수능'이 찾아왔다. 2025학년도 수능은 평이했지만 직전해는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50점, 수학 148점으로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힌다. 국어 만점자는 응시자 44만3090명 중 64명, 전체의 0.014%에 불과했고, 수능 전과목 만점자는 단 한명이었다. 2023학년도(국어 ​134점·수학 145점·영어 7.83%)으로 평이했지만, 2022학년도(국어 149점·수학 147점·영어 4.71%)는 '불수능'으로 분류된다.

오락가락 수능 난이도에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사실상 '공개 사과'한 일도 있었다. 김대중 정부 때 일이다. 당시 정부는 사교육을 줄이고 학교 공부만으로 높은 점수를 얻게 하자는 취지에서 '쉬운 수능' 방침을 고수했다.

문제는 2000년 치러진 2001년도 수능이 쉬워도 너무 쉬웠다는 점이다. 당시 수능은 △언어(국어) 120점 △수리탐구Ⅰ(수학) 80점 △수리탐구Ⅱ(탐구 영역) 120점 △영어 80점으로 '400점 만점' 체제였다. 수능 만점자는 66명이나 나왔고, 380점(400점 만점) 이상 고득점자는 전년보다 5배 많은 3만5000여 명에 이르렀다. 당시 언론들은 "서울대에서는 수능 400점 만점을 받고 지원한 재수생(내신 2등급)이 탈락했고, 서울대 대부분 모집단위의 합격자 평균 수능점수는 398점을 넘어섰다"며 '충격'이란 표현을 썼을 만큼 파장이 컸다.

그 바로 다음 해인 2002학년도 수능은 반대로 너무 어려웠다. 만점자가 단 한 명도 없었을 정도다. 특히 언어영역은 최고점 118점을 받은 수험생이 14명, 117점이 1명뿐이었다. 시험 도중 고사장을 뛰쳐나간 중도포기자가 나왔고, 문제를 풀다 울음을 터뜨린 학생들도 있었다는 현장 보도가 이어졌다. 수리탐구Ⅰ 만점자는 전체 응시자의 0.15%에 불과했다. 언어·수리영역의 1등급 원점수 구분선이 전년도 116점에서 98점(120점 만점), 75점에서 61점(80점 만점)으로 대폭 낮아졌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1년 11월 12일 국무회의에서 "쉽게 출제한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었다가 충격 받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생각할 때 매우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2002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지 5일 만의 일이다. 국회에서는 처음으로 수능 출제 방식을 놓고 정부를 향한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김성동 당시 평가원장은 '대통령 사과' 다음날인 13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70여만 명의 수험생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교육위원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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