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군 사정 모르는 것 같아 실태 설명"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12·3 비상계엄의 핵심인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군 실태를 모르면서 비상계엄을 주장해 반대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다만 자신의 계엄 관련 메모를 놓고는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4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3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여 전 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5~6월쯤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시국을 걱정하며 비상대권 조치나 계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속으로 (윤 전 대통령이) 통수권자이신데 계엄이 어떤 상황에 발생하고 어떤 훈련이 준비돼 있고, 이런 걸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군이 전시이든 평시이든 어떤 상태인지를 일개 사령관이지만 정확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잘못 알고 계시면 안 되겠다고 해서 군의 실태를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군은 전시든 평시든 군 생활을 30 몇 년을 했는데 계엄 훈련 한 번도 안 해봤다. (전시에는) 육군 30만 명 중에 계엄에 동원될 사람 없다. 다 전방 가서 전투하기에 바쁘다"며 "전시도 그럴진대 평시에 무슨 계엄을 하나.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여 전 사령관은 당시 식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는 "일개 사령관인데 무례한 발언을 했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여 전 사령관은 또 자신이 비상계엄 전 작성한 메모를 두고 "저도 방첩사령관을 해서 포렌식을 하면 어떻게 나오는지 잘 안다. 지웠던 메모 중에 조각조각 살아나고 그 메모 전체를 포괄하는 것도 공식 보고서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에게 보내거나 지시한 기억이 없고 혼자 끄적거린 내용"이라며 "조각나 있는 메모를 취사선택해서 왜 다른 사람이 스토리라인을 만드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부터 비상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까지 자신의 휴대전화에 '포고령 위반자 최우선 검거 및 압수수색', '점령, 출입 통제, 현장보존-이후 군검경 합동 수사' 등 비상계엄 이후 군의 실행 계획을 메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 전 사령관은 메모 내용에 관한 구체적인 증언은 자신의 형사재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거부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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