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수사 외압 의혹' 주요 피의자 5명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특검팀은 그동안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관련 집중 수사를 이어왔고,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서울중앙지법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주요 피의자 5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작전 중 순직한 해병의 사망 원인을 밝히고자 한 해병대 수사단의 정당한 업무 행위에 대해 대통령과 그 참모들, 국방부 장관 및 국방부 관계자들, 군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외압을 행사한 중대한 공직 범죄"라며 "특검은 그간 수사를 통해 부당한 수사 개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했고 주요 공직에 있었던 여러 피의자들이 공모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 등 주요 피의자 5명의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범행의 중대성이 인정되며, 증거인멸 등 가능성이 있어 구속 상태에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 특검보는 "사건이 있은지 상당한 기간이 지났고 그동안 주요 피의자들이 물적 증거들을 없앤 정황은 이미 특검팀 수사에서 확인됐다"며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언론을 통해 본인의 입장을 이야기해 다른 피의자들이 영향을 받아서 진술을 맞추는 상황이 계속돼오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상당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직권남용, 공용 서류 무효,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모해 위증, 공무상 비밀 누설, 공전자 기록 위작 및 행사 등 6개 혐의가 적용됐다. 그는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해병대원 채 상병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이첩 및 회수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같은달 31일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피의자로 특정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뒤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결과를 바꾸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전 장관은 이같은 상부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보직해임하고 항명 혐의로 입건하도록 지시했으며, 박 대령의 1심 재판에서 허위 진술하고 이른바 '국방부 괴문서'로 알려진 내부 문건을 허위로 작성·배포하도록 한 의혹도 있다.
나머지 피의자 4명은 직권남용 등 혐의가 적용됐다. 박 전 보좌관과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자 곧바로 수사 기록을 경찰에게서 회수하고 같은달 9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배당, 재수사를 통해 같은달 21일 임 전 사단장 등을 제외한 대대장 2명만 경찰에 이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단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 당시 국방부 검찰단 수사 인력이 수사 기록을 위법하게 회수하도록 하고, 국방부 조사본부 재검토 과정에 외압을 행사하게 한 의혹을 받는다.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부당하게 수사하도록 지휘한 혐의도 있다.
사건 당시 해병대 최고 지휘관이었던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에게 '윤석열 격노'를 전달하고, 박 대령의 재판과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모해위증 및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김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이번에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추가해 다시 신병 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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