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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이호진 전 회장 수사 본격화…"검찰은 지지부진"
횡령·배임 고발인 조사
"검찰 사실상 수사 지연"


수천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수사 중인 경찰이 30일 고발인 조사를 실시했다. /더팩트DB
수천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수사 중인 경찰이 30일 고발인 조사를 실시했다. /더팩트DB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수천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수사 중인 경찰이 30일 고발인을 조사하며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 속에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이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형철 태광그룹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당초 경찰은 지난달 7일 고발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 일정이 연기됐다.

이 대표는 고발인 조사에 앞서 "이 전 회장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사적 이익을 챙기는 대주주들에게 경종을 울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22년 7월 그룹 계열사였던 티브로드 지분 매각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2000억원의 이득을 본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23년 4월 계열사를 동원해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장 회원권 매입을 강요해 회사에 1000억원 규모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태광그룹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2022년 7월과 2023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이 전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이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는 등 사실상 수사를 지연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난 7월 경찰에도 고발장을 접수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생경제연구소, 태광그룹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 등 10개 단체는 지난 7월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생경제연구소, 태광그룹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 등 10개 단체는 지난 7월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회장의 3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은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이 전 회장을 비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더 이상 검찰을 신뢰할 수 없어 추가 증거와 함께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영봉 기자

이들 단체는 "태광산업 교환사채 발행 시도가 지배구조 강화와 경영세습을 위한 것"이라며 이 전 회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미수 혐의로도 추가 고발했다.

이들은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의 자사주 24.4%를 주당 순자산가치의 4분의 1 수준에 교환사채로 발행하도록 이사회에 지시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이는 명백한 배임 시도"라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은 지난 6월27일 이사회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약 24.4%(27만1769주)를 담보로 3186억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의결했다. 교환사채는 발행회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 주식을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이후 금융감독원은 태광산업이 제출한 자기주식처분결정과 교환사채권 발행 결정에 발행(처분)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누락됐다는 이유로 정정명령을 부과했다.

이 전 회장은 그룹 임원들의 겸직 금지 규정을 위반해 계열사에 근무하도록 한 뒤 이들 명의 계좌로 급여를 허위 지급하는 방식으로 3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8억6000만원 상당의 태광컨트리클럽(CC) 내 골프연습장 공사비를 다른 계열사인 티시스가 지원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 이 전 회장과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지난 5월에야 이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등 1년째 수사를 진행 중이다.

태광 측은 고발 혐의가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태광산업의 교환사채 발행도 지배구조 강화나 경영 세습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반박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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