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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수돗물도 만든다… 서울시 '스마트 정수장' 가동
전국 최초 '서울형 파일럿플랜트' 시범 가동
AI 스마트 시스템으로 수돗물 맛·안전성 강화


서울시는 '서울형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를 통해 정수장 내 정밀 수질 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AI 스마트 시스템을 정수장 운영에 본격 도입한다. 사진은 병물아리수 생산시설 /서울시
서울시는 '서울형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를 통해 정수장 내 정밀 수질 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AI 스마트 시스템을 정수장 운영에 본격 도입한다. 사진은 병물아리수 생산시설 /서울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이 이제 인공지능(AI)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선보인 '서울형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는 단순한 설비 시험을 넘어, 정수 시스템 전반을 자동화·지능화하는 실험이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수돗물의 품질부터, 정수장 운영 방식, 나아가 향후 전국 물관리의 기준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형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를 통해 정수장 내 정밀 수질 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AI 스마트 시스템을 정수장 운영에 본격 도입한다. 이는 '상수도 종합계획 2040'의 핵심 사업이다.

핵심은 기존보다 한 단계 정밀해진 정수 공정에 있다. 시는 오랫동안 사용해온 염소 소독 대신 '전오존 공정'을 도입해 소독 부산물과 냄새를 줄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입자까지 제거하는 '후여과 공정'을 새롭게 추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염소 대신 오존을 투입하면 초기 단계에서 유기물을 산화시켜 냄새와 부산물을 줄일 수 있다"며 "후여과는 모래와 미세여과망을 함께 사용해 수돗물의 투명도와 청량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정수 공정뿐 아니라 운영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에는 정수장 운영자가 수질 변화를 관찰하고 수작업으로 약품을 조절하거나 여과지를 세척했다면, 이번에는 인공지능이 이 역할을 맡는다.

시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약품 자동주입 시스템은 수질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응집제와 pH 조정제 등을 자동 투입하고, 필터 세척도 스스로 판단해 실행한다. 시 관계자는 "중앙감시장치(HMI)와 연동되어 기상이나 원수 수질 변화에도 즉시 대응할 수 있다"며 "운영 효율과 안정성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형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는 '상수도 종합계획 2040'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사진은 서울형 고도처리공정의 모습. /서울시
'서울형 고도처리공정 파일럿플랜트'는 '상수도 종합계획 2040'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사진은 서울형 고도처리공정의 모습. /서울시

정수장 규모는 아직 실험 단계에 불과하다. 하루 처리 용량은 100㎥로 상업용 정수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 작은 플랜트는 중요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 시측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오존이나 고도여과 공정을 일부 적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서울처럼 이 두 공정을 결합하고 인공지능 운영 시스템까지 접목한 사례는 드물다. 시는 "기술적인 완성도뿐만 아니라, 실제 수돗물 맛과 품질 면에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정수장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고도 정수 공정을 도입한다고 해서, 시민들이 실제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까. 서울시는 "물맛과 안전성 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냄새 유발 물질과 미세입자가 기존보다 정밀하게 제거돼 수돗물의 맛과 투명도가 개선되고, 오존 공정을 통해 소독 부산물 발생도 줄어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여기에 AI 기반 운영으로 약품 사용량과 세척 주기를 자동 최적화해 운영 효율과 지속 가능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파일럿플랜트를 오는 9월까지 시운전한 뒤, 2026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와 시범 운영을 병행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정수장에 적용 가능한 ‘서울형 고도처리공정’의 표준모델을 구축하고,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윤희천 서울물연구원 원장은 "이번 설비는 단순한 설비 개선이 아니라, 미래 정수장의 설계 기준을 새롭게 세우는 과정"이라며 "AI를 기반으로 정수 운영 전반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완성도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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