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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고시 학원' 2년 전 144곳…올 교육부 조사엔 23곳뿐
"적발 학원에 '상담·추첨 선발' 행정지도"
기준 미흡…영어 사교육 과열 반영 '의문'


교육부는 4일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대치동 학원가. /남윤호 기자
교육부는 4일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대치동 학원가.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교육부가 4일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 중 4세·7세 고시라 불리는 사전 등급시험(레벨테스트)을 시행하는 곳이 23곳이라고 밝혔다. 2년 전 한 교육시민단체 조사에서 144곳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조사 결과가 과열된 영어 사교육 실태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날 전국 728곳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레벨테스트 시행 등 조기 사교육을 조장하는 행위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 취지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 260곳 학원에서 총 384건의 법령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며 "교습정지 14건, 과태료 부과 70건, 벌점·시정명령 248건, 행정지도 101건 등 총 433건을 처분했다"고 말했다. 조사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실시됐다.

법령 위반사항은 아니지만 입학 전 레벨테스트를 시행하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조사도 이뤄졌다. 교육부는 "전국 총 23곳으로 선발 목적으로 시험보는 학원 3곳, 등급분반 목적으로 시험보는 학원은 20곳"이라며 "상담 또는 추첨으로 선발 방식을 변경하도록 행정지도가 이뤄졌다"고 알렸다.

교육시민단체는 '전국 23곳'으로 집계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온라인에서도 지점이 전국 수십개인 유명 프랜차이즈 학원의 '레벨테스트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 정책대안연구소 소장은 "사교육걱정이 2023년 9월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협업해 실시한 조사 결과 전국 144곳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입학 전 레벨테스트를 시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레벨테스트는 그 때보다 늘었으면 늘었지 줄진 않았을 것"이고 주장했다. 구 소장은 "최근 4세·7세 고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정부가 관리·감독 의지를 보이면서 학원들이 의도적으로 실태를 감추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조사과정에서 현실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섬세한 접근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의원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23년 10월 발표한 자체 실태 조사 결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의원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23년 10월 발표한 자체 실태 조사 결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영어 사교육 과열 실태를 설명하기에 조사 기준이 협소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취학 아동'인 초등학교 1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레벨테스트나, 기존 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등급별 분반 시험 사례는 포함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레벨테스트가 경쟁적 환경을 조성하고 아동의 건강권을 침해될 수 있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부작용을 근절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정책 목적에 맞게 세분화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행정지도 이후에도 레벨테스트를 유지하는 곳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고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도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번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지도·감독을 시행해 법령을 위반하는 사교육 폐해를 방지할 것"이라며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건강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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