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크루즈 지분 25% 의결권 없는 주식으로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이달 정식 운항을 앞둔 한강버스 사업과 관련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민간사업자 ㈜이크루즈의 지분 비율이 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투자한 만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비율을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1일 SH 측에 따르면, 시는 민간사업자 ㈜이크루즈 지분 일부(25%)를 의결권 없는 주식으로 전환해 실질적 의결권 비율을 조정했다. 이로써 SH 51%, 이크루즈 49%였으나, 의결권 기준으로 SH 51%, 이크루즈 24%가 됐다.
한강버스 사업은 지난해 SH와 ㈜이크루즈가 각각 51%와 49%의 지분으로 합작법인 ㈜한강버스를 설립해 추진돼 왔다. 당초 사업자 공모 형식으로 출발했으나, 공공성 확보를 위해 SH가 참여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크루즈가 출자금 49억 원만 납입한 채로 추가 투자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SH가 단독으로 재정을 부담하는 구조가 됐다. ㈜이크루즈가 출자지분과 동일한 비율로 사업비를 부담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서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크루즈는 사업비가 초기 계획보다 커짐에 따라 3~5년 내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단기간에 회수가 가능한 만큼만 투자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크루즈는 지금까지 SH측에 두 차례에 걸쳐 자체 재원 조달이 어렵다며 현물출자로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SH는 지난 4월 이크루즈 측에 공문을 보내 투자 책임 미이행을 지적하고, 협약 변경과 페널티 부과 가능성을 고지했다. SH는 "이크루즈가 재정적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했지만, 선박 운영 인력 채용과 교육 등 실무 역할은 맡고 있다"며 "향후 재정 참여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자본금 출자의무 외에 사업비 분담이나 추가 출자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아, ㈜이크루즈에게는 추가 투자 의무가 없다.
결국 SH는 예비비까지 투입하며 지금까지 총 926억 원을 한강버스 사업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자금 51억 원, 장기대여금 270억 원, 단기대여금 605억 원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4월에는 110억 원을 추가로 투입됐다.
이에 SH는 "현재까지 들어간 비용은 조성비인데, 준공이 되면 더 이상의 공사 비용은 필요 없어진다"라며 "추가로 더 이상 자금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운항 후에 수익이 창출되면 상환 계획 등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운영 구조는 계약 종료 시점인 3년 후 재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SH 부담이 커지면서 ㈜이크루즈가 투자 부담 없이 수익만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29일 "투자한 만큼 권한을 행사한다는 원칙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박 운영 등 해당 기업의 전문성이 필요해 (㈜이크루즈의) 지분 참여를 허용했다"면서도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정도인지는 더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오는 18일부터 수상 교통수단인 한강버스를 정식 운항한다. 한강버스는 마곡,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 등 7개 선착장을 오가는 수상 대중교통 수단이다. 애초 운항 예정일은 지난해 10월이었으나, 선박 건조 공정이 지연되면서 지난 3월에서 6월로, 다시 이달로 연기됐다.
시에 따르면, 한강버스 사업비 1750억 중에 시 예산은 선착장 하부공사 227억 원만 투입됐다. 나머지 1570억은 민간 사업비다. 오 시장은 "(운항 일정 연기에 대해)시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오는 18일로 첫 운항이 예정이 돼 있는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