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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선 제한적···노인빈곤·사각지대 해소 역부족
국정기획위, 청년 보험료 지원·크레딧 확대
'소득대체율 상향·플랫폼 노동자 사각지대' 방치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8.13./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8.13./뉴시스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이재명 정부가 청년층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크레딧 확대 등 국민연금 개선에 나선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상황에서 노후 빈곤과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3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이 같은 국민연금 제도 개선 등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 노후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군복무 크레딧 확대, 출산 크레딧 사전 지원, 기초연금 부부감액 및 국민연금 감액 개선 등을 국정 과제에 담았다.

사회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청년층을 위해 연금 보험료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방 의무를 이행하는 이들에 대한 크레딧을 확대하고, 출산 여성도 사후 지원에서 사전 지원 방식으로 변경한다. 이같은 국민연금 크레딧 제도는 출산, 군복무 등 특정 경우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연금 수급 기회를 확대하는 제도다. 현재 출산 크레딧은 자녀를 낳으면 국민연금을 받을 나이가 됐을 때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하는 사후 지원 방식이다. 그러나 수십년 후 지원 받기에 체감 효과가 떨어지고 연금 수령 나이가 돼도 경력 단절 등 연금 최소 가입기간(10년)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크레딧 수급자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에 출산과 동시에 국가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일부 내주는 사전 지원 방식으로 바꾼다.

현재 부부 모두가 기초연금을 받는 경우 각각 20% 감액하는데 부부 감액도 단계적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개혁 수준으로는 노후 빈곤을 해결하기에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득대체율을 높이고 특고 노동자 사각지대 해소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023년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62만원 수준으로 노후 안전망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노인 10명 중 4명이 가난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3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높이는 국민연금 3차 개혁에 합의했다. 그러나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에 따르면 소득대체율 43% 경우 가입기간 36년 기준 평균 소득자가 받는 연금액은 월 110만원 수준이다. 이는 노후최소생활비 136만원의 80%에 그친다. 소득대체율 43%는 OECD 기준으로 계산하면 33.4%로 OECD 평균 42.3% 보다 9%포인트 낮다.

이 같은 소득대체율은 사회적 합의인 50%에 미치지 못한다. 21대 국회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네 차례 숙의 토론회를 거쳐 발표한 최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492명 시민대표단 가운데 56%가 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3%로 높이는 안을 택했다.

근로복지공단 오는 9월 15일까지 3개월간 예술인, 노무제공자의 고용보험 가입 촉진을 위해 ‘예술인·노무제공자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배달 기사가 포장된 음식을 배달통에 담고 있다. / 뉴시스
근로복지공단 오는 9월 15일까지 3개월간 예술인, 노무제공자의 고용보험 가입 촉진을 위해 ‘예술인·노무제공자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배달 기사가 포장된 음식을 배달통에 담고 있다. / 뉴시스

수백만명에 달하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남아 있다.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들은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로 돼 있어 불안정한 소득에도 보험료 전액을 납부하거나 사각지대에 있다. 플랫폼 노동자들과 시민단체에서는 플랫폼 기업이나 원청기업이 연금 보험료 절반을 부담하도록 하는 사업장 가입자로 전환해 적정 노후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1인 비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 제고를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특고,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 고용계약 없이 일하는 '1인 비임금근로자'가 2022년 기준 847만명을 넘었다. 노동 시장 변화로 급증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국민연금 제도에서 소외돼있다. 보고서는 심층 면접조사를 통해 이들이 국민연금 가입을 기피하는 이유로 불안정한 소득과 함께 보험료 전액을 혼자 부담하는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이 불규칙한 1인 비임금근로자 특성 반영한 유연한 보험료 부과·납부 체계 마련,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한 정부 보험료 지원 확대, 플랫폼 기업 등 실질 사용자 사회보험 책임 법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늘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개선 내용으로는 노인 빈곤율을 해결할 수 없다. 소득대체율을 추가 상향해야 한다"며 "특고, 프리랜서 노동자 등 사각지대 대책도 빠져있다. 보험료율이 13%로 오르면 이들의 부담과 사각지대가 문제가 더 커진다. 프랑스는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보험료를 지원해 사각지대를 없앴다"고 말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관계자는 "노후 빈곤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인 공론화 결과대로 소득대체율을 더 높이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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